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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봉하마을 '적통경쟁'서 밀린 열린민주당…지지층 분열 심화


입력 2020.03.30 05:00 수정 2020.03.30 05:5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열린민주당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권양숙 여사 다른 일정으로 예방 못해

더시민당과 '친노·친문' 정통성 경쟁 밀리나

더시민당과 열린당으로 민주당 코어층 분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참배하는 열린민주당 인사들 ⓒ열린민주당 제공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서 참배하는 열린민주당 인사들 ⓒ열린민주당 제공

열린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故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지만 권양숙 여사는 만나지 못했다. 앞서 더불어시민당(이하 더시민당) 인사들의 예방을 받고 “하나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줬으면 한다”고 격려한 것과 대조적이다. 열린민주당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당 지도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민주당은 29일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와 분향을 마쳤다. 이근식 대표는 “비례대표로 뽑은 17명의 후보는 대통령님의 뜻을 승계하겠다”며 열린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철학이 근본정신임을 강조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일생은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멸시와 질시, 조롱을 받으며 버텨오신 외톨이 왕따 정치인생”이라며 “열린민주당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질시와 멸시를 받는 것과 대단히 유사하다”고 했다. 최강욱 후보는 “자랑스러운 촛불세력의 역사를 되돌리려는 세력들이 있다”면서 “당당히 맞서고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유권자의 명령을 절대 배신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계승자임을 내세우는데 안간힘을 썼지만, 권 여사와는 만나지 못했다. 노무현재단 측에 따르면, 권 여사는 다른 일정이 잡혀있어 이날 사저를 비웠다. 대신 비서실장을 통해 ‘그냥 보내기 섭섭해 차 한잔 대접하겠다’ ‘전원 당선돼 5월 추모식 때 뵀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열린민주당과 비례선거 경쟁 중인 더시민당의 참배 때와는 사뭇 다른 대접이어서 주목된다. 권 여사는 앞서 27일 더시민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예방을 받으며 “낮은 곳에서 시민의 마음을 대변해 겸손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열린민주당의 출현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한다. 민주당은 더시민당에 대해서는 ‘형제당’이라고 강조하는 반면, 열린민주당을 향해서는 “참칭하지 말라”며 날을 세우는 상황이다. 권 여사가 양측의 예방을 모두 받으며 격려의 메시지를 남기기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지지층의 분열도 가속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옹위에 한 목소리를 냈던 원외 인사들이 각각 더시민당과 열린민주당 지지로 갈라지면서다. 정 전 의원과 함께 ‘나꼼수’ 멤버였던 김어준 씨가 대표적이다.


더시민당 ‘몰빵파’인 김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시민당이 결국 민주당인데 핵심 지지자들이 딴 일을 하고 있다”며 “이해찬의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해꼬지했느냐. 민주당 지지층의 밑둥을 흔드는 것”이라고 열린민주당을 비난한 바 있다. 아울러 자신이 운영하는 라디오와 유튜브 채널에 더시민당 인사는 적극 출현시키는 반면, 열린민주당 측은 전혀 초대를 하지 않고 있다.


열린민주당 당원들과 지지 유튜버들을 중심으로 더시민당과 김씨를 향한 비난여론도 만만치 않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그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보인다. 당원게시판의 한 당원은 “(김씨가) 논리가 아닌 당위로 공포심까지 동원해서 몰빵론을 설파하고 있다”며 “김어준 리스크를 우려한다”고 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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