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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2020] '내 주위여론은 다르던데…' 지지율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입력 2020.03.29 06:00 수정 2020.03.29 11:0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성별·연령·지역과 달리 직업별 고려 없어

조사편의성 위해 '원표본 유지율' 희생

與 지지층 과대대표되고 샤이보수 존재

전문가들 "참고자료일 뿐 선거예측 아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하고 있는 유권자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하고 있는 유권자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조사기관별로 지지율 수치가 제각각이고 체감민심과 다르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여론조사는 영상으로 치면 스냅사진에 불과하고 전체적인 상황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론조사만 가지고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거나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여론조사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조사에 응하지 않는 유권자들의 여론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내재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 여론조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조사대상에서 배제되는 계층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자영업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영업점 번호 조사나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지만, 그런 조치는 사실상 결여돼 있다.


물론 각 업체들은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성·연령·지역 비율을 반영한 ‘원표본’을 활용한다. 예를들어 지역의 40대 인구가 30%라면, 조사대상 1,000명 중 40대 응답자가 300명 수준에 가까울수록 정확도가 높다. ‘원표본 유지율’이다. 하지만 조사의 시급성과 편의성 때문에 유지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직업·성향 등 정확한 행정통계가 없는 분야는 반영되기가 더욱 힘들다.


여론조사 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직업별로 화이트 칼라의 표집이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성·연령·지역 비율은 행정통계가 있어 모집단 근거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직업은 통제가 안 된다”며 “특정한 성향에 치우치지 않도록 보정을 해야 하는데 시간과 결과발표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객관적이고 균형된 조사가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어준 뉴스공장 청취율이 높다고 하는데, 진보적 주제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직장인들이 출근하며 듣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라며 “청취율이 높다고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다거나, 전체 라디오 시청자들의 청취의향이라고 볼 수 없지 않나. 조사결과와 일반적 보편적 경향은 다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적극 지지층이 응답하기 좋은 조사 환경”
샤이보수 현상 확인...무당층 상당수 미래통합당 지지층 분석


여야를 막론하고 정권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도 고려해봐야할 대목이다. 과거 총선에서도 집권여당에 대한 지지율이 대체적으로 높았지만 선거결과는 달랐다는 게 그 방증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집권당이던 새누리당은 다수의 조사에서 민주당에 10%p 이상 앞서고 있었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패한 바 있다.


21대 총선의 흐름도 비슷하다. 펜앤드마이크가 여론조사업체 공정에 의뢰해 지난 2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각각 40.3%와 28.6%로 집계됐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뽑았다는 응답자가 58.2%로 나타났다. 이는 문 대통령의 득표율(41.08%) 보다 16%p 이상 높은 수치로 민주당 지지층 의사가 과대대표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가능>


특히 미래통합당의 경우 조사업체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조사방식의 차이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자동응답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31.1%로 나타난다. 반면 한국갤럽이 24일부터 26일까지 ‘조사원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결과는 22%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가능>


이른바 ‘샤이보수’ 현상으로, 여론조사가 미래통합당 지지층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배종찬 인사이트K 대표는 28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침묵의 나선이론이라는 게 있다. 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다수가 아니라 소수라고 생각할 때 답변을 하지 않는 현상”이라며 “자동응답 조사에서는 번호만 누르면 되지만, 직접 답변이 필요한 전화면접에서는 회피하는 경우가 있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무당층 상당수가 샤이보수라고 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이어 “사회발전속도가 빠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전화여론조사만으로 모든 여론이 수렴되지 않는다”며 “특히 선거여론조사는 판세의 흐름을 참고하는 자료이지 사전 선거조사나 선거결과 예측이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사방법과 설계, 질문지와 응답보기 구성, 조사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흐름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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