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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 업황’ 여행주...버티기 장세 끝은


입력 2020.03.28 06:00 수정 2020.03.28 04:4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하나·모두투어 1년 만에 주가 50%대 ↓...최근 반짝 반등

“업계 구조조정·폐업·통합 잇따를 것...보수적 접근 필요”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지난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여행주가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휩싸였다. 시장은 올해 상반기 여행주가 처한 최악의 업황과 실적 급감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향후 점진적인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긴 호흡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하나투어는 전장 대비 1.10% 오른 3만6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모두투어는 2.56% 내린 9500원으로 마감했다.


연초만 해도 종가 5만원대였던 하나투어 주가는 최근 2만원대까지 주저앉았고 같은 기간 모두투어 역시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최근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와 함께 3~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낙폭을 줄였다. 특히 하나투어는 적자사업인 SM면세점의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반납을 결정한 것이 호재로 작용해 26일 13% 급등했다. 다만 1년 전 주가와 비교해선 하나투어·모두투어 각각 49%, 58% 떨어진 상태다.


최근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대유행 형태를 보이면서 업황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대부분의 노선이 멈췄고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예약률은 크게 감소했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코로나19 확산 증세를 고려하면 최소한 올해 6월 말까지 전반적인 아웃바운드 회복이 힘든 상황”이라며 “도쿄 올림픽마저 코로나19로 연기됐지만 최근 일본의 코로로나19 확산 증세를 보면, 한일관계 정상화(무비자입국)가 향후 진행된다 하더라도 당분간 일본 노선의 회복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회사들도 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유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최근 면세점 사업을 철수했고 모두투어의 주요 자화사 자유투어 또한 어려운 상황으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모두 1분기보다 2분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진정되더라도 출장이나 개별 관광이 먼저 살아나고 패키지 투어는 좀 더 늦게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나투어에 대해 “보수적 가정을 하지 않아도 여행업은 6월 말까지는 실적 급감이 불 보듯 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면서 “1분기 100억대 대규모 적자에 이어 2분기도 적자 지속이 불가피할 전망이고 펀더멘탈로만 보면 하반기가 돼도 매수 접근이 힘든 업황인 점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하반기 업황의 점진적 개선과 업체 통폐합에 따른 점유율 상승, 온라인여행사(OTA) 본격 출시와 함께 모멘텀 발현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입국 감소의 강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다수 중소형사들이 도산하면서 회복 구간에선 상위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가 돋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업황이 최악의 구간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업종은 피할 수 없는 ‘통합(Consolidation)’이 시작됐다”면서 “버틸 수 있는 사업자도 긴 호흡에서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3분기 성수기 효과도 없다고 가정하면 불황을 견디지 못하는 중소형사들의 폐업·통합·매각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5년 메르스 영향으로 하나·모두투어 송출객 성장률이 둔화되고 주가도 부진했지만 이후 회복됐다”며 “이번에도 결국 지나가고 향후 이연된 여행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것을 가정하면 업종 장기 침체로 다수의 업체들이 도산함에 따라 회복 구간에서 상위 업체들의 실적 개선 폭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하지만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영향권이고 하나·모두투어의 중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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