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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 없는 일본, 굴러온 ‘봄 개최’ 걷어차나


입력 2020.03.30 00:06 수정 2020.03.30 16:22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봄 개최 가능성 일축하며 21년 7월 개최 힘실려

천문학적인 예산 확보에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

2021년 7월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 ⓒ 뉴시스 2021년 7월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 ⓒ 뉴시스

1년 뒤로 미뤄진 2020 도쿄 올림픽의 개막 시기에 대해 일본의 선택은 다시 한 번 7월 고집이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29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21년 7월 개막안을 마련, 일본 정부, 도쿄도와 협의한 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이 7월 23일을 택일한 이유에 대해 “최근 올림픽 개막은 대부분 금요일에 열렸다”며 “올해 예정대로 열렸다면 금요일(7월 24일)이었고, 1년 연기된 내년에도 금요일을 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된 개막 일정을 다시 7월로 잡은 것은 다소 의외다.


앞서 IOC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도쿄 올림픽 연기를 발표한 뒤 “늦어도 여름 이내 올림픽이 개최될 것”이라며 봄에 열릴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봄이든 여름이든 타 종목 대회 또는 리그와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봄에 열린다면 미국프로농구(NBA)가 한창이기 때문에 미국 드림팀은 물론 각 국가 소속의 스타플레이들이 대거 참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일본이 원하는 7월이라면, 마찬가지로 1년 연기된 유로 2020 대회 직후라 유럽서 뛰고 있는 23세 이하 특급 선수들의 참가가 어려울 수 있다. 여기에 일정 조정의 여지가 마련됐으나 세계수영선수권, 세계육상선수권과도 재논의를 해야 한다는 큰 부담이 따른다.


날씨는 오히려 봄이 더 낫다. IOC 실사단은 지난 2013년 후보 도시 심사에서 ‘환경 및 기후’ 부문, 도쿄에 최저점 5.5점과 최고점 8.0의 다소 박한 평가를 매겼다. 물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에 대한 우려가 크게 반영된 점수였으나 도쿄의 7월 역시 선수들이 뛰기에 결코 만만한 날씨가 아니다.


일본은 도쿄 올림픽서 ‘부흥’을 부르짖으려 한다. ⓒ 뉴시스 일본은 도쿄 올림픽서 ‘부흥’을 부르짖으려 한다. ⓒ 뉴시스

7월말에 접어들면, 일본 전역은 폭염과 함께 높은 습도를 자랑하기로 유명하다. 덥고 습한 날씨는 선수들은 물론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까지 괴롭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조직위원회 측은 여름 방학 기간이라 8만 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를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도 큰 문제는 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약 3조 엔(약 34조 원)의 엄청난 돈을 퍼부었다.


올림픽이 내년 이후로 연기됨에 따라 관리 및 유지, 인건비 등을 포함한 추가 예산을 마련해야 하는 일본이다. 1년만 연기되더라도 약 6408억 엔(약 7조 373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정부 측 인사들은 예산과 관련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개최하며 ‘부흥’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방사능에 대한 위험이 없음을 전 세계에 알리고 부유한 자국 경제를 과시하려는 의욕이 상당하다. 봄이 아닌 7월 개최를 먼저 언급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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