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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전세 물량 없는데…세입자 눌러앉기 심화


입력 2020.03.24 06:00 수정 2020.03.23 17:35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전세 거래 증가세…수급 불균형 따른 전세난 예고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뉴시스 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모습.ⓒ뉴시스

전세시장이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전반적으로 전세 매물이 부족한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매매 대신 전세를 택하는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청약 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에 남아 있어 시장의 불안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24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6일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4%로 다소 진정된 듯 보이나, 전세가격은 1.11%으로 오름폭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권만 해도 서초구 0.29%, 강남구 0.21%, 송파구 0.20% 등의 매매가격은 각각 내렸지만, 오히려 전세가격은 각각 1.92%, 2.30%, 1.36%로 크게 올랐다.


전세 거래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월세 거래건수를 분석한 결과, 전월세 거래 가운데 전세비중은 2015년 65.3%(10만2630건)으로 저점을 찍은 후 지난해 72.4%(12만5,071건)까지 높아졌다. 특히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2018년에는 전세 거래비중이 70%대로 올라서면서 전년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2015년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꾸준히 증가한데다 집값 상승기에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전세거래가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거래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년과 비슷한 4만여가구가 공급되지만 양도세 비과세 거주요건 2년을 충족하기 위해 세를 놓지 않고 입주하는 집주인들도 상당수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셋값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전셋값 급등으로 가계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대비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전세 수급지수는 160.9로 지난해 2월 87.5 보다 두 배가량 치솟으면서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기면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그는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전세로 갈아타려는 월세 세입자와 대출규제, 경기침체 등 미래 불확실성을 이유로 매매를 미루는 수요까지 서울 아파트의 전세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반면 낮은 은행이자와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수익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늘면서 전세 공급은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올해는 서울 전세시장이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으로 국지적인 불안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보유세 부담 등으로 인해 아파트를 사기 보다는 전세로 눌러 앉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여기에 서울 지역의 주요 주택 공급 수단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인데 이들 단지에 대한 규제도 강력해 공급 물량이 제한적이다. 기준금리도 사상 처음 0%대로 들어서면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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