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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남성 듀오 ‘우리자리’, 치열한 가요계에 내민 도전장


입력 2020.03.21 16:06 수정 2020.03.22 20:4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블랙와이뮤직 ⓒ블랙와이뮤직

한 해 평균 데뷔를 준비하는 그룹은 무려 300팀이다. 그 가운데 데뷔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50개 정도의 팀이고, 얼굴을 알리고 인지도를 쌓고 대중에게 각인되는 팀은 불과 1~2팀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들 중 대다수는 활동을 중단하기도 하고, 팀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만큼 가요계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 발라드, 트로트 등 다른 장르의 가수가 성공할 확률은 더욱 희박하다. 이 가운데 “치열한 가요계에서 ‘우리자리’를 찾아보자”고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자리’다. 아이돌 그룹이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이들의 등장은 매우 반갑다.


예상치 못했던 좋은 성적까지 일궈냈다. 지난 9일 발매된 우리자리의 데뷔 싱글 ‘웃는 게 참 아름답던 네가 너무 보고싶다’는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에서 실시간 순위 48위에 올랐다. 데뷔 싱글부터, 그것도 발라드 장르로 ‘차트인’(100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서 감동이에요. 주변 분들도, 대중들도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또 SNS에 조희 노래를 불러서 올려준 외국인 팬이 있었어요. 외국인까지 우리 노래를 듣고 커버를 해주시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자리)


“(성적이)아주 마음에 들어요. 신인이고, 첫 앨범이니까 그냥 멜론 ‘좋아요’ 100개 정도만 넘자는 마음이었어요. 음원 사이트는 그저 소망일뿐이었죠. 근데 차트인까지 해버리니까…(웃음) 출발이 좋다?”(우리)


중국어를 전공하던 자리는 음악에 대한 꿈을 접지 못하고 지금의 소속사인 블랙와이뮤직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EDM 기반으로 솔로 활동을 했고, 방향성을 바꾼 후 우리를 만났다. 우리 역시 FNC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고 6개월 전 지금의 소속사로 옮겨왔다. 두 사람 모두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이 분명했기 때문에 데뷔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데뷔곡이 된 ‘웃는 게 참 아름답던 네가 너무 보고싶다’의 가이드 녹음을 제가 했어요. 처음엔 저희의 데뷔곡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거죠. 그런데 너무 좋더라고요, 음악이. ‘이 곡을 누가 가져갈까’ 생각하면서 조금 아쉬움이 있었는데 우리 곡이더라고요?(웃음) 운명이었던 거죠” (우리)


“데뷔곡 외에 몇 곡을 더 들려주긴 했어요. 그 중에서 압도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발라드가 우리자리의 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한 획을 그을 거라는 마음가짐이에요. 준비 기간이 5개월 정도였어요. 마냥 좋았는데 ‘우리만 좋은 거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도 있었어요” (자리)


ⓒ블랙와이뮤직 ⓒ블랙와이뮤직

우리자리가 데뷔하기 전, 200년대 중후반 이후 남성 듀오 길구봉구, 투빅 등이 음원 차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도 윤종신의 ‘좋니’가 큰 인기를 끌며 발라드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분명 젊은 세대에도 발라드의 감성과 가사에서 오는 공감이 통한 것이다. 우리자리는 흔하지 않은 남성 발라드 듀오로서 리스너의 귀를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사실 데뷔곡 처음 받았을 땐 막막했어요. 노래는 좋은데 제가 가슴 아픈 이별을 해본 적이 없어서.(웃음) 사실 모든 노래의 가사가 경험에서 나오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기술적으로 더 슬프게 들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평소에 소설과 영화를 좋아하는데, 그런 간접 경험을 나의 목소리를 통해 어떻게 더 슬프게, 깊게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불렀죠. 대중들도 제가 의도한 그 슬픔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우리자리는 등장하자마자 팬들 사이에서 ‘고음남친’으로 불린다. 가수 장혜진이 최근 신곡 ‘이별에게 졌나봐’를 발매하고 커버 영상을 공모하는 챌린지를 열었는데 우리자리는 해당 곡을 원키로 소화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장혜진이 직접 이들의 영상에 답글로 극찬을 쏟아내면서 더욱 시선을 끌었다.


“사실 처음부터 우리가 호흡이 잘 맞았던 건 아니에요. 톤이 서로 많이 달랐어요. 전 무겁고, 자리는 가볍고. 노래를 함께 부르다 보니 약간 밸런스가 맞지 않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런 것에서 오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꾸준히 맞추는 연습을 하다 보니 그 ‘다름’이 오히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장점이 되더라고요”(우리)


두 사람은 앨범 준비를 하지 않는 잠깐의 쉬는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를 배웠던 자리의 반주에 맞춰 우리가 노래를 부르고, 선배 가수들의 곡을 카피하고, 기존 노래의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그들만의 ‘놀이’를 즐긴다. 그 시간이 겹겹이 쌓여 지금의 호흡이 완성됐다.


“우리가 보컬 선생님 급으로 디렉을 잘 봐요. 전문가 같다니까요?(웃음) 곡을 준비하거나 목적이 있어서 커버곡을 준비할 때 우리가 봐주면 완벽한 수준이 돼요”(자리)


“저는 설명을 잘하고 자리 형은 캐치를 잘해요. 발성도 탄탄하고요. 제가 원하는, 생각하는 방향을 잘 캐치하고 그대로 목소리로 표현해주는 게 정말 좋아요”(우리)


합을 맞추고 이제 가요계에 첫 발을 들인 우리자리는 꾸준히 자신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연습, 커버 영상도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스스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추상적인 말이긴 하지만 ‘우리자리’를 많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노래 잘하는 친구들이 있구나’ ‘다음 노래도 잘하겠지’하면서 기다려지는 그런 이미지로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현재 매달 한 번씩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에요. 좋은 싱글을 많이 내놓고 점점 확장해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우리자리’로 꼭 채워갈 테니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우리·자리)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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