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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코로나19에 영화 기대작 전멸, 기획전 쏟아지는 속사정


입력 2020.03.19 12:51 수정 2020.03.19 12:53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한국영화 개봉 연기 이어 할리우드 대작도 타격

걸작 영화 기획전 선보였지만, 관객호응 낮아

영화 '블랙 위도우' 포스터. ⓒ 월트디즈니코리아 영화 '블랙 위도우' 포스터. ⓒ 월트디즈니코리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가 사상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대했던 해외 기대작까지 개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18일 공식입장을 통해 "코로나19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4월 개봉 예정이었던 '블랙 위도우' 개봉일이 부득이하게 연기됐다"고 밝혔다. 앞서 디즈니는 영화 '뮬란'과 '엑스맨:뉴 뮤턴트'의 개봉을 연기한 바 있다.


'블랙 위도우'는 5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회심의 카드로 여겨졌던 터라 영화계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해외 기대작들은 전 세계 동시 개봉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뉴욕주는 이미 500명 이상 모이는 공연, 집회 등을 금지함에 따라 사실상 극장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50개주에서 발생한 만큼, 향후 더 강력한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이미 지난달 23일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개봉 예정작들이 줄줄이 연기됐다. 영화 '결백', '콜', '침입자', '사냥의 시간' 등 기대작들이 사라지면서 한 달 가까이 이렇다 할 신작이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영화 '사랑하고 있습니까'가 25일 개봉을 확정했지만,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극장 관계자는 "'기생충'을 비롯한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개봉하면서 기대감이 높았지만, 신천지 사태가 터지면서 영화계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며 "신작 개봉조차 기약 없이 미뤄져 언제 활력을 되찾을지 현재로선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직 미뤄진 개봉작들은 개봉 일정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아직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극장 관계자도 "개봉 일정이 미뤄진 작품들 가운데 새롭게 개봉 시기를 정한 작품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최근 나란히 기획전을 마련했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는 최근 나란히 기획전을 마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중심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기획전을 마련하고 있다. CGV는 최근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을 마련해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메멘토' '쉰들러 리스트' '그린북' '살인의 추억' 등을 선보였다.


메가박스도 이달 초부터 '명작리플레이 기획전'을 통해 개봉 당시 뛰어난 작품성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았던 다양한 장르의 작품 14편을 선정해 선보이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19일부터 여행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영화 5편을 선정해 재개봉하는 'EYE-TRIP 상영전'을 개최한다.


특히 기획전 작품들은 대부분 신작보다 저렴한 5000원(2D 기준)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돌아선 관객들의 발길을 돌리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같은 기획전은 신작 개봉 연기로 "볼만한 작품이 없다"는 관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영화 팬들에게는 놓쳤던 명작들을 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일일 관객수는 지난 16일 3만 6447명→17일 3만 6839명→18일 3만 9183명으로 3일 연속 3만 명대에 머물렀다.


극장 관계자는 "당분간 신작 개봉을 통한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다면, 기획전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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