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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넉다운...두산그룹株 연쇄하락 고리 끊을까


입력 2020.03.16 05:00 수정 2020.03.16 01:11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모회사 두산 3일 동안 34% 급락...계열사도 줄줄이 신저가 행진

“탈원전으로 중간지주사 역할 못해...두산 펀더멘탈 우려는 과도”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전경.ⓒ두산


두산중공업이 경영난에 따른 일부 휴업을 검토하면서 모회사인 두산과 계열사들 주가가 3일 연속 급락했다. 두산그룹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글로벌 증시 폭락과 맞물려 파장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지속될 경우 두산그룹으로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투자심리가 강하게 작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부 계열사들의 주가 상승 여력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두산중공업은 전장 대비 5.19% 내린 3105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경영상 휴업 검토가 알려진 11일부터 이날까지 32% 급락했다. 여파로 두산(-13.2%), 두산우(-13.15%), 두산2우B(-16.79%)도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3거래일 동안 34.5% 빠졌다.


그 외에도 두산퓨얼셀(-7.04%), 두산솔루스(-4.21%). 두산인프라코어(-8.72%), 두산밥캣(-13.17%) 등이 3일째 줄줄이 내려앉았다. 앞서 10조원 규모의 수주 불발로 경영 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이 명예퇴직을 시행한 데 이어 휴업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그룹 전반의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발전시장 침체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먼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사업에서 대규모 미분양 등으로 큰 손실을 입은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 수혈 영향이 컸다. 이후 재무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원전 프로젝트 수주가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두산중공업은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됐던 원자력·석탄화력 프로젝트 취소로 약 10조원 규모의 수주물량이 증발하면서 경영위기가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두산중공업의 최근 매출액은 2012년 고점 대비 반토막 났고 영업이익은 17% 수준에 불과하다. 5년간 당기순손실은 1조원을 넘은 데다 원전 공장 가동률은 50%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면서 부채상환 압박을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다음달 27일 6000억원 규모 외화공모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5월 4일 5000억원 규모 신주인사권부사채(BW)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이뤄진다.


두산중공업의 최대 주주는 두산으로, 44.8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지면 두산그룹의 지주사인 두산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그룹의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심원섭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은 그룹 내 사실상 중간 지주사이나 탈원전 정책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당분간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심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이익이 두산중공업에 귀속되지만 두산중공업 자체의 재무 부담 때문에 자금이 두산으로 흘러가지 못한다는 점이 두산 지배구조의 약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두산중공업의 경영상 휴업 검토가 두산의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두산중공업의 매출액 중 약 80%는 수주잔고에서 발생, 수주잔고 감소에 따른 매출·이익감소는 기존 추정에 이미 일정 부분 반영돼 있다는 판단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와 두산메카텍 지분 현물출자 등이 완료돼 단시일 내 두산이 직접적인 재무적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낮다”면서도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들의 영업환경 악화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추가 부담까지 발생한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전 계열사들 주가가 그룹 이슈에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두산퓨얼셀·두산밥캣 등은 시장 성장성과 안정적인 사업구조 측면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연료전지 업체들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두산퓨얼셀은 이미 흑자전환 이후 마진율을 꾸준히 개선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멀티플에 거래되고 있어 저평가 매력은 충분하다“고 진달했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NDR)를 진행한 두산밥캣도 투자자 대부분은 두산밥캣 본연의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우려 요인은 그룹 재무이슈와 올해 이익성장 가능성이 전부였다”며 “상기 우려를 감안해도 현재 경쟁사 대비 할인은 과도하고, 최소한 두산밥캣은 코로나19 이슈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건설장비 주식”이라고 평가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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