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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당, 비례 놓고 아귀다툼…사상초유 '비례 연임'까지


입력 2020.03.12 05:40 수정 2020.03.12 05:52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공동대표 3명 가운데 2명이 비례 출마 노려

타당은 비례의원 텃밭 출마도 제한 두는데

민생당은 '비례 연임 제한' 규정에 반발 터져

중진 향한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도 '어불성설'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성엽 공동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는 가운데 김정화, 박주현 공동대표가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주현, 김정화, 유성엽 공동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성엽 공동대표가 모두발언을 하는 가운데 김정화, 박주현 공동대표가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박주현, 김정화, 유성엽 공동대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민생당 핵심 지도부 대다수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출마를 염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생당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대체할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상은 지도부조차 비례대표 공천만 바라보는 형국이다.


심지어 일부 비례 의원들은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비례 공천을 받으려는 움직임을 보여 당 안팎에서 '무리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평화당계 박주현 공동대표는 11일 오전과 오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례 의원들의 연임을 제한하는 당헌·당규 재개정 안에 강력 반발했다. 비례 의원들이 자유롭게 재출마를 할 수 있도록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다.


민생당 선거기획단은 당헌·당규에 '공관위 판단으로 그렇지 아니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 비례 재선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지만, 박 공동대표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비례 의원들은 그(단서 조항) 자체로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박 공동대표는 전북 전주을 출마를 준비했으나 최근 비례 재선으로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낮은 지역구 당선 가능성 때문으로 보인다. 민생당에서 비례 재선을 바라는 의원들은 박 공동대표 외에 두어명 더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생당 관계자는 "다들 어떻게든 비례 한번 더할 생각밖에 없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비례 의원들의 텃밭 출마도 엄격히 제안한다"며 "반면 민생당 비례 의원들은 앉아서 국회의원 8년을 하려 한다"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선 비례 의원은 비례를 다시 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자 도의처럼 여겨져 왔다. 김종필(JP) 전 총리 등이 이례적으로 비례를 두 번 달았지만, 그는 거물 정치인으로서 선거판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또 20대·21대 국회 같은 비례 연임이 아니라, 8대·16대 국회에서 전국구로 출마했다.


원외인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도 비례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계 관계자는 "총선까지 시간이 촉박해 지역구 출마는 불가능하다"며 "이번에는 비례 출마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국민의당 시절 강남구을 출마를 준비했었다.


당 안팎에서는 김 공동대표의 비례 출마 역시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공동대표는 비례 의원들의 연임을 반대하고, 호남 중진 의원들을 향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공동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말하려면 본인도 지역구를 출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안신당계 유성엽 공동대표는 '현 지도부가 비례 불출마를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당 관계자는 "당이 처한 상황이 어려우니 지도부의 각오를 표명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역구 출마자들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속한 선대위·공관위 출범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도부가 사심을 버려야 국민과 당원 그리고 지역구 출마자의 애타는 마음이 보인다"며 "민생은 없고 자리 다툼만 하는 민생당에 누가 함께하고자 들어오겠느냐"고 일침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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