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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청정국' 北, 자가격리자 7천명?...정부 "협력 추진 준비"


입력 2020.03.02 14:24 수정 2020.03.02 14:4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평안남북도‧강원도 내 '의학적 감시 대상자' 7000여명

북한 당국, 사태 초기부터 강력 대응 천명

전문가들, 열악한 보건인프라 문제 지적

북한 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김일성 광장'의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 평양 중심부에 위치한 '김일성 광장'의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코로나19 청정국'을 자처해온 북한에서 관련 자가격리자가 7000여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돼 청정국 지위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가 북한과 보건‧방역 분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한의 지원요청이나 남북간, 남북협력 관련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정부는 남북 간 여건이 성숙되는 대로 보건‧방역‧재해‧재난‧기후변화 등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3.1절 기념사에서 "북한과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바란다"며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지역의 재해 재난과 한반도의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내 '의학적 감시 대상자'는 △평안남도 2420여명 △강원도 1500명 등 총 39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비루스(바이러스) 전염병을 막기 위한 선전과 방역사업 강도 높이 전개' 제목의 기사에서 의학적 감시 대상자 가운데 "심장병·고혈압·기관지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의학적 관찰을 특별히 강화하는 한편 치료도 적극 따라 세우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방송은 북·중 접경지대인 평안북도에 "3000여 명의 의학적 감시 대상자들이 생활에서 불편이 없도록 전력·물자·난방·물 보장 등을 적극 따라 세우고 있다"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두 보도를 종합해보면 평안남북도와 강원도에서만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7000여명에 달하는 셈이다.


북한 매체들은 의학적 감시 대상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다만 "식량·생활필수품·부식물들을 격리자들에게 보내주고 있다"고 언급한 만큼 '자가격리자'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강도 높은 대응책을 이어오며 코로나19 청정국 지위를 대내외적으로 선전해왔다. 실제로 북한은 사태 초기 중국과의 국경을 선제적으로 봉쇄했고, 모든 외국인 방문자를 강제 격리하기로 한 데 이어 격리기간마저 30일로 연장해 운용 중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역시 지난 29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초특급 조치'를 주문하며 "비상방역사업과 관련한 중앙지휘부의 지휘와 통제에 나라의 모든 부문·단위들이 무조건 절대복종하고 (지시를) 철저히 집행하는 엄격한 규율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北 코로나19 발병 기정사실화


북한의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 및 보건 전문가들은 북한 내 미흡한 방역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며, 코로나19 발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앞서 한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국경을 봉쇄하기 전 바이러스가 이미 북한에 전파됐을 수 있다며 "의료 수준이나 시설이 중국보다 훨씬 못한 북한에서 그런 병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건 믿어지지 않는다. 중국도 지금 사실을 조금 축소해서 발표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탈북민 면담 등을 통해 북한 내 보건 실태를 연구해 온 코틀랜드 로빈슨 미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인도주의 보건센터 교수는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접한 나라에서 (확진사례가) 한 건도 없다는 건 점점 가망이 없어지는 이야기"라며 "여전히 사람들이 (북중) 국경을 넘나들고 있고, 이미 감염된 사람이 북한 내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에선 전파가 이뤄지고 있을 수 있다. 확진자가 0명일 순 없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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