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렵지만 강원도에 운명 맡기려 해"
'원조친노' 대표주자로 9년 만에 정계복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오는 4.15총선 강원 원주갑 출마를 선언했다.
2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 전 지사는 “불면의 밤, 지혜의 지혜를 얻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한밤중 산속 걷기를 여러 번 했다”며 “담대한 도전을 시작하려고 한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겠다. 백척간두 위에서 한 발 내딛는 심정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이어 “두렵다. 추락할 수도 있다.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도 “그 어떤 길도 제 운명으로 알겠다. 제 운명을 강원도에 맡기려 한다”며 강원 원주 갑 출마의사를 밝혔다.
당의 전략공천은 사양했다. 이 전 지사는 “전략공천을 원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당내 경선을 원한다”며 “반드시 함께 일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원주 갑에는 민주당 소속 박우순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해 둔 상황이어서, 두 사람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아울러 강원도를 싱가포르와 같은 강소지역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 전 지사는 “강원도 삶의 질을 서울・수도권 수준으로 높여야 미래가 있다”며 “우리가 위대한 꿈을 갖고 도전하면 얼마든지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싱가포르는 원주보다 면적이 작은 섬나라지만 인구 550만 명, 국민소득 6만불의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지사는 그러면서 “싱가포르처럼 혁신하면 GDP 3조6,000억 달러, 독일 수준의 나라가 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혁신하면 GDP 6조 달러, 세계적인 나라가 될 수 있다. 지도자 크기만큼 기업이 성장한다. 지도자 크기만큼 도시가 성장한다. 지도자 크기만큼 나라가 성장한다”며 자신이 '큰 지도자'임을 내세웠다.
원주에서 중고교를 다닌 이 전 지사는 연세대 법대에 진학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7대, 18대 국회의원과 강원도지사를 지낸 원조 친노로 통한다. 2011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10년 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가 지난해 연말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출마가 가능해졌다.
당내에서는 이 전 지사가 강원지역 선거승리를 이끌고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해 줄 것을 기대하는 시각이 있다. 민주당의 한 전직의원은 “지역 혹은 세대, 이념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많아야 다수 국민들의 관심을 우리당에 잡아놓을 수 있다”며 “현재는 이낙연 전 총리 외에 특별히 두각을 보이는 주자들이 없는데 이 전 지사는 바람을 일으킬 잠재력이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