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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만 푼 류현진, 감출 수 없는 위기관리 능력


입력 2020.02.28 05:59 수정 2020.02.28 11:15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토론토 유니폼 입고 시범경기 첫 등판

홈런 허용했으나 구위 점검에 주력

토론토 이적 후 첫 등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 ⓒ 뉴시스 토론토 이적 후 첫 등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류현진. ⓒ 뉴시스

토론토 에이스 중책을 안게 된 류현진(33)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2이닝 1실점으로 출발했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 볼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총 41개였고 이 가운데 26개의 공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거나 판정받았다. 2회 피홈런이 하나 있었으나 탈삼진을 2개나 뽑아냈고 사사구는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제이크 케이브에게 우익수 방면 큼지막한 2루타를 허용했고, 후속타자 트레버 라르나크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으면서 무사 1, 3루의 실점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숱한 경험치를 자랑하는 류현진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침착한 투구로 윌리언스 아스투딜로를 3루 땅볼로 유도, 홈으로 향하던 3루 주자 케이브를 잡아냈다.


이어진 1사 2, 3루 위기에서도 브렌트 루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로이스 루이스를 3루 땅볼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1사 후 잰더 비엘에게 깜짝 홈런을 얻어맞았다. 타격하자마자 홈런을 직감할 정도의 힘이 실린 타구였다. 이에 화들짝 놀란 류현진은 후속 타자를 각각 삼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예정된 2이닝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의 시범 경기 첫 등판 부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뉴시스 류현진의 시범 경기 첫 등판 부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 뉴시스

1~2회 모두 불안하게 진행됐으나 크게 우려할만한 투구 내용은 아니다.


토론토 이적 후 1선발 예우를 받고 있는 류현진은 서둘지 않고 천천히 몸을 만들어왔다. 따라서 시범경기 등판도 팀의 첫 경기가 아닌 자신의 컨디션에 맞춰 진행했고 다섯 번째 경기를 고르게 됐다.


투구 내용도 결과에 무게를 두기 보다는 철저하게 준비된 것만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타자들과의 승부 대신 직구의 로케이션과 변화구 움직임에 대해 더 많은 신경을 쏟았다.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 이를 대변한다.


그래도 감출 수 없었던 본능은 다름 아닌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류현진은 1회 계속된 위기 상황에서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정확히 찔러 넣는 정교한 제구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에 오른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이를 제외하면 다시 평온함을 되찾아 구위 점검에만 주력한 류현진이다.


시범 경기 첫 출격을 통해 본격적으로 몸을 푼 류현진은 앞으로 이닝과 투구수를 조금씩 늘려가며 정규 시즌 개막전 출전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1회 위기와 2회 피홈런 결과의 기록지는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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