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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마스크가 권력'...치솟는 가격 속 구매도 '부익부 빈익빈'

  • [데일리안] 입력 2020.02.28 06:00
  • 수정 2020.02.28 04:32
  •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KF94 기준 장당 4000원 돌파…코로나 사태 이전 500원대에서 최대 8배 상승

실효성 없는 정부 단속 비웃는 판매자들 온라인서 폭리 여전, ‘끼워팔기’도 등장

일부 지역 농협마트, 약국 등 판매 시작했지만 물량 턱없어 소비자 불만만

서울 명동의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의 너머로 마스크 제품 박스가 쌓여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서울 명동의 한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관광객의 너머로 마스크 제품 박스가 쌓여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주부 박모씨는 휴대폰 알람을 맞춰두고 여러 온라인 쇼핑몰앱을 돌아다니며 마스크 구매에 나서지만 성공확률은 10번에 1번도 되지 않는다. 운 좋게 선착순 범위에 들어 구매에 성공해도 금세 날아오는 주문 취소 문자에 허탕을 치기 일쑤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지만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해 크게 오른 가격에 쉽게 구매버튼을 누르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시중 마스크 가격이 최대 8배가량 폭등했다. 정부에서 인증한 KF(Korea Filter) 필터 등 원부자재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시중에서 품절사태가 계속되면서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뒤늦게 단속에 나섰지만 법적 효력이 없거나 부당이득에 비해 처벌 수준이 낮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마스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오픈마켓을 포함한 ‘KF94 방역용 마스크’ 온라인 판매 사이트 100여곳에 대해 마스크 가격을 조사한 결과, 최근 1매당 평균 가격이 4000원대를 넘어섰다.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초만 해도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KF94 기준 장당 500원대에 구매가 가능했다. 현재 대형마트, 약국 등에서는 2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매일 소량씩 물량이 입고되는 탓에 실제 소비자들이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에서는 3000~5000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직매입을 통해 판매하는 온라인몰의 경우는 그나마 낫지만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하는 오픈마켓의 경우 장당 5000~6000원에 육박하는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주문 취소 후 웃돈을 붙여 재판매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가격 인상 담합 등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 강화 엄포에도 여전히 마스크 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셈이다. 이에 인터넷 커뮤니티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효성 없는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일 ‘보건용 마스크 및 손소독제 매점매석 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 시행 이후 폭리를 취해 정부 단속에 의해 적발된 업체들은 모두 행정지도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지도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적극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


가격 담합 등 매점매석 행위 적발 시에는 긴급수급조정조치 위반으로 5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가 가능하지만 이들의 경우 부당이득을 통해 얻는 소득이 더 크기 때문에 이 또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해결책은 가격 통제인데 시장 논리에 위배된다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정부가 실질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카드다.



수도권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시민들이 직원에게 문의하고 있다.ⓒ데일리안수도권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미처 구입하지 못한 시민들이 직원에게 문의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에 최근 마스크 수출제한과 함께 공적 판매처 지정 등 수급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 역시 판매 채널과 수량, 날짜 등이 제각각이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우체국, 농협, 약국 등 정부가 지정한 공적 판매처의 경우 개별적으로 마스크 공급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물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가격과 판매시기 등이 다를 수 밖에 없다.


당초 정부는 지난 27일 오후부터 이들 공적 판매처를 통해 하루 350만장의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셌다. 특히 정확한 판매시간과 판매량 등이 공지 되지 않아 수십분 동안 줄을 서던 시민들이 구입을 못한채 돌아서며 거세게 항의 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 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공적 판매처 물량이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시점을 빨라도 다음 주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 협상과 물량 확보에 시간이 걸리는 데다 전국 판매처로 보내 실제 판매에 나서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물티슈, 핫팩 등에 마스크를 끼워 판매하는 상품도 등장했다.ⓒ온라인쇼핑몰 화면 캡쳐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되면서 물티슈, 핫팩 등에 마스크를 끼워 판매하는 상품도 등장했다.ⓒ온라인쇼핑몰 화면 캡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1200명을 넘어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마스크 수요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반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마스크 필터 등 원부자재 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면서 갈수록 마스크를 구하기가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마스크 거지’, ‘마스크 난민’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마스크 물량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일부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기존 상품에 마스크를 끼워 파는 사례도 등장했다. 기존 상품에 마스크를 붙여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마스크가 권력이 됐다’는 조롱까지 나온다. 유통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스크 끼워팔기가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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