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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남3' 조합원들 시공사 선정 "미루자" vs "일정대로"


입력 2020.02.28 06:00 수정 2020.02.27 16:58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서울시, 정비업계 총회 등 단체행동 연기해달라 ‘권고’

한남3구역 조합원 고령자 비중↑…"노약자 많아 감염 우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현장 모습. ⓒ데일리안 원나래기자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현장 모습. ⓒ데일리안 원나래기자

‘재개발 대어(大魚)’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일정을 두고 조합과 조합원들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다수 조합원들이 오는 4월 예정된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를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측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은 내달 조합 정기총회와 4월 시공사 선정 임시총회를 앞두고 있다.


한남3구역 조합원수는 3870여명으로 이들 상당수가 집결하는 총회가 열릴 경우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에 서울시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침대로 최근 한남3구역을 비롯한 모든 정비업계에 “총회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연기해 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말 그대로 권고사항일 뿐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조합 집행부는 일정대로 총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밀어 붙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총회를 연기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합 관계자는 “해줄 말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남3구역 인근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전)조합 집행부는 5월 예정된 시공사 선정총회를 오히려 4월 말로 당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합 집행부 입장에서는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해야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니 미루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상황에서 총회 등은 당장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남3구역 조합원 다수가 고령으로 노약자가 많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 조합원은 “한남3구역 조합원 연령층은 50대 이상이 90%를 차지하고 70·80·90대 고령자도 많다”며 “조합원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하고 있고, 총회를 미루자는 입장을 조합 집행부에 전달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현재 조합은 사업비가 없으며 기존에도 은행 대출과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운영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시공사가 조속히 선정돼야 사업비가 들어오기에 임기가 2년 정도 남은 집행부의 마음이 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한남동 686번지 일대 38만6395.5㎡에 분양 4940가구, 임대 876가구 등 총 5816가구를 짓는 초대형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만 약 2조원, 총 사업비가 약 7조원으로 국내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불린다.


현재 한남3구역 수주전에 뛰어든 시공사는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으로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국토부와 서울시가 3사의 불법행위를 문제 삼아 검찰에 수사 의뢰하며 시공사 입찰이 중단됐으나, 현재 재입찰 준비단계에 착수한 상태다.


아울러 조합에서는 시공사 선정 룰을 바꾸는 ‘정관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과반 투표제’에서 ‘결선 투표제’로 하는 방안이다.


과반득표는 조합원 과반 이상이 참석해 과반 이상을 득표한 시공사를 선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3사 모두 국내 최상위 아파트 브랜드를 자랑하는 건설사라 과반 득표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결선 투표제는 1위와 2위 득표업체를 놓고 재투표하는 방식이다. 한남3구역 조합원은 “결선투표제를 시행하면 조합원 총의를 반영할 수 있어 조합원들이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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