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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금리' 현실화됐지만…은행 정기예금에 돈 몰려


입력 2020.02.23 06:00 수정 2020.02.23 06:59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5개 은행 정기예금 잔액 1년 새 42조 증가

투자 부재 심화 속 0%대 금리에도 돈 몰려

예금 이자 혜택이 제로에 가까워진 상황에서도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데일리안 예금 이자 혜택이 제로에 가까워진 상황에서도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데일리안

수신 금리 0%가 현실화된 상황에서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에는 돈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개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47조3449억원으로 전년 동기(605조5474억원) 대비 41조7975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646조81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월 한달 동안에만 1조2639억원 늘었다.


은행의 수신 금리가 하락한 상황에서도 예금 자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가중평균금리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59%(신규 취급액)로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만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일부 은행의 예금 상품 금리는 0%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달 초 우리은행은 가입 기간에 따라 0.5~0.9%였던 ‘WON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국민은행 또한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기존 0.7~1.1%에서 0.6~1%로 내렸다. 'KB국민UP정기예금' 역시 계약 기간에 따라 1.35~1.5%이던 금리를 1.1~1.3%로 조정했다.


이들 상품의 혜택은 각종 세금에 물가 상승률까지 계산하면 실질적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제로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쥐꼬리 예금 이자를 제외하고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시중의 유동자금이 예금에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경기 둔화를 우려했던 상황이다.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예금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자 해외 연계 금리 파생결합상품(DLF)에 투자했고,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해 투자 심리가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요국을 중심으로 통상 갈등이 이어지고, 투자 분쟁이 이어져 대체로 안전 자산에 돈을 묶어두려는 심리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 금의 경우 지난해부터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2.21% 오른 6만2860원에 마감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상승세다.


최근 세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전염병 확산에 따라 내수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1200원 선으로 마감했다. 한일 통상 갈등인 화이트리스트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의 상승세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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