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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볼+쓰레기통’ 사인 훔친 휴스턴이 치러야 할 대가?


입력 2020.02.21 06:35 수정 2020.02.21 09:5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스프링캠프서 팬들 쓰레기통 소음 일으키며 비꼬아

끓는 타팀 선수들, 빈볼 경고까지..두려운 2020시즌

사인 훔치기 속에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류현진 전 소속팀 LA 다저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 영광을 안았다. ⓒ 뉴시스 사인 훔치기 속에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류현진 전 소속팀 LA 다저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 영광을 안았다. ⓒ 뉴시스

‘사인 훔치기’로 스포츠의 가치를 훼손하고 동료와 팬들의 뒤통수를 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20시즌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스프링캠프에서는 한 야구팬이 휴스턴 선수들의 타격 훈련 때 쓰레기통을 쳐 소음을 일으켰다. 지난 2017년 전자기기로 상대 팀 사인을 훔친 뒤 투수가 어떤 구종을 던지는지 타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비꼰 행동이다.


지난달에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한 팬이 직접 사인 훔치기에 대해 선수별, 날짜별로 쓰레기통 두들기는 소리를 분석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휴스턴 팬이라고 밝힌 토니 아담스는 "찾을 수 있는 모든 영상을 통해 2017년 모든 휴스턴 홈경기를 직접 분석했다. 총 58경기의 8274구를 관찰했는데 1143차례 쓰레기통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휴스턴 구단을 상대로 팬들의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지역 언론 ‘휴스턴 크로니클’은 2017년 시즌 티켓 구매자와 2018년 시즌 티켓 구매자의 소송장을 공개했다.


휴스턴 선수들은 사인 훔치기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 뉴시스 휴스턴 선수들은 사인 훔치기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 뉴시스

빈볼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단과 단장, 감독은 징계를 받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아 동료들은 끓고 있다. 사인 훔치기에 대한 응징의 뜻으로 지난 시즌 보다 훨씬 많은 사구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커미셔너 만프레드는 "빈볼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휴스턴에 패한 LA 다저스의 로스 스트리플링은 “휴스턴 타자들에게 빈볼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당시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던 마이크 볼싱어는 "2017년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때문에 이후 메이저리그나 마이너리그에서 뛰지 못했다”며 휴스턴 구단을 고소한 상태다.


온화한 성격의 마이크 트라웃은 선수들의 징계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MLB.com에 따르면, 트라웃은 “선수들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 징계에 동의할 수 없다. 사인 훔치기는 선수들 주도로 이뤄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트라웃 말대로 선수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사무국은 휴스턴 구단의 2020~2021년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고, 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철퇴를 가했다. 제프 루노 단장과 A.J.힌치 감독에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고, 구단은 이들을 해임했지만 정작 선수들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도 하지 않아 동료들의 분노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인 훔치기 속에 휴스턴은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류현진 전 소속팀 LA 다저스를 4승3패로 누르고 창단 최초의 월드시리즈 우승 영광을 안았다. 월드시리즈 우승 박탈은 면했지만 부정이 동반된 2017 월드시리즈 우승은 메이저리그의 수치로 남게 됐다. 휴스턴의 핵심 전력인 알투베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휴스턴을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장 휴스턴은 조롱과 빈볼까지 감수해야 하는 두려운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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