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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호텔롯데 '체크아웃', 기업공개 '장고'포석?


입력 2020.02.20 14:35 수정 2020.02.20 15:4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신동빈-송용덕-이봉철로 이어지는 조직정비 마무리…면세점 실적이 상장 시기 변수로

과다겸직 논란 해소 및 상장 예비심사 부정적 영향 최소화, 명분과 실리 한 번에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데일리안 롯데면세점 소공점을 찾는 관광객들의 모습.ⓒ데일리안

롯데가 그룹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동빈 회장이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 상장 작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호텔롯데는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대표이사이던 신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과 함께 그동안 공동대표를 맡아왔던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에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그룹 인사에서 호텔&서비스 부문 BU장으로 선임된 이봉철 사장과 김현식 호텔롯데 호텔사업부 대표이사, 최홍훈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갑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대표이사는 그대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유지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31일자로 롯데건설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지난해 대법원 집행유예 판결에 따른 책임과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잇따른 신 회장의 계열사 사내이사직 사임이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매년 주주총회 시즌 때마다 반복됐던 과다겸직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사내이사직 사임으로 현재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7개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중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4곳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로 총수 부재 사태는 면했지만 일부 죄가 인정되면서 호텔롯데 상장 예비심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사내이사직을 사임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 부동산개발업 6조(부동산개발업 등록의 결격사유)에는 법인 대표를 포함한 임원이 금고 이상 형을 받은 경우 부동산개발업 등록이 취소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신 회장이 부동산개발과 관련된 롯데건설과 호텔롯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게 재계의 분석이다. 그래서 잇따른 사내이사직 사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빈 그림자 지우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지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지주

신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측근이자 그동안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을 이끌었던 이봉철 사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상장작업은 더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재무 업무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2012년에는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그룹의 재무혁신실장으로 근무하며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호텔롯데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되며 향후 호텔롯데 상장 작업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기에 이 사장에 앞서 호텔&서비스 부문 BU장을 맡았던 송용덕 부회장이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기면서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조직개편이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호텔롯데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사임으로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지만, 반면에 오히려 일본 주주들의 지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의 호텔롯데 사내이사직 사임이 ‘책임경영 강화’라는 명분과 ‘상장작업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 최소화’라는 실리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결정이라는 평가도 있다”며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내부 조직 정비와 총수의 결정이 선만큼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 사업 성장 여부가 상장시기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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