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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포펀드, 라임발 사모펀드 직격탄에도 수요 몰리는 이유있다


입력 2020.02.19 06:00 수정 2020.02.18 21:41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코로나19, 라임사태 영향 미미, 채권금리 하락도 영향

우량채권 담은 교보증권 레포펀드가 신한제치고 선두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전경.ⓒ데일리안 서울 여의도 증권가 건물 전경.ⓒ데일리안

최근 몇년간 덩치를 키웠던 한국형 헤지펀드가 올해들어 다시 쪼그라들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안전한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를 주로 담는 레포펀드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라임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메자닌이나 롱숏전략이 타격을 입는 등 수익률 부진을 겪고 있지만 레포펀드는 비교적 안전한 국공채나 우량회사채를 담으며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한국형 헤지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34조1000억원으로 전월대비 4000억원이나 줄어들었지만 전체 펀드 가운데 레포펀드 수탁고 규모는 현재기준 8조1983억원으로 비교적 타격을 입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재 전체 헤지펀드 전략 가운데 순자산 기준으로 점유율 비중이 가장 높은 펀드는 레포펀드로 현재 24.6%의 비중을 점하고 있다. 레포펀드를 제외하면 멀티전략이 16.7%로 가장 높고, 롱숏펀드(8%), 채권형펀드(12%), 코스닥벤처펀드(6%), 메자닌(6.6%) 등 순으로 나타난다.


최근 레포펀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채권금리가 낮아지면서다. 레포펀드는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을 사서 담보로 잡고 돈을 빌린후 또 다른 채권을 사들이며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코로나 쇼크로 인해 채권금리는 3주 연속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03%로 작년말대비 5.7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1년물과 5년물은 7.1bp, 9.3bp씩 떨어졌고, 10년물 이상 장기물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최근 라임사태로 인한 사모펀드 전반의 침체 양상으로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그나마 선방하던 롱숏펀드와 멀티전략 펀드까지 타격을 입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시장 영향을 덜 받고 라임 후폭풍에서 벗어나있는 레포펀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레포펀드 수요가 커지면서 레포펀드 수탁고 비중이 높은 교보증권이 운용사별 점유율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꿰찼다. NH투자증권에서 설정액 기준으로 운용사별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교보증권이 1위를 점유했던 신한금융투자를 제치고 두달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교보증권의 점유율은 11.1%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투자(9.3%), 아름드리운용(3.5%), 플랫폼파트너스(3.4%) 순으로 차이가 큰 편이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완화로 증권사들도 사모펀드 겸업을 허용하면서 증권사들도 레포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사모펀드 상품을 만들어 팔고 있다. 현재 교보증권의 사모펀드 전체 순자산 규모는 3조9000억원인데 이 가운데 레포전략이 들어간 채권펀드는 3조8000억원으로 업계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편이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당사가 운영하는 레포펀드는 AA의 1등급 우량회사채들로 구성이 되있고 1%대 중반인 은행채나 기타 채권보다 높은 2~3%대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투자수요는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교보증권의 레포펀드 비중을 높인 미래에셋대우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의 계약고도 지난 1월에 덩달아 증가세로 전환했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PBS 비중은 23%로 가장 높고 삼성증권(22%), NH투자증권(18%) 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레포펀드가 레버리지를 일으키며 수익률을 키우는 방식이지만 다른 헤지펀드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된다"며 "최근 채권금리가 하향추세로 접어들면서 레포펀드가 돈을 벌고 있는데 금리의 방향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사모펀드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리스크가 높은 상품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레포펀드는 비교적 덜 위험한 상품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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