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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이 공들이는 '북한의 입'...태영호는 누구?


입력 2020.02.12 04:00 수정 2020.02.12 05:5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황장엽 노동당비서 이후 최고위급 탈북 인사

북한 외무성에서 손꼽히던 유럽 전문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북한 홍보 업무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 서울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1일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4·15 총선 서울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1일 자유한국당 입당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는 북한의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황장엽 노동당비서 이후 최고위급 탈북자다.


태영호 전 공사는 1962년 평양 출생이다. 고등중학교 재학 중 어학 실력에서 두각을 나타내 중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다. 이후 북한의 직업외교관을 양성하는 5년제 특수교육기관인 국제관계대학에 진학해 엘리트 외교관 코스를 밟기 시작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일 총비서의 덴마크어 전담 통역 후보로 뽑혀 덴마크에서 유학한 것을 계기로 1993년부터 덴마크 대사관에서 서기관으로 일했다. 90년대 북한의 '고난의 행군' 시절 북유럽 국가에서 치즈 등 유제품을 구호물자로 제공받으면서, 싣고갈 선박까지 원조받는 등 눈에 띄는 활동을 펼쳐 북한 외무성의 대유럽 외교통으로 자리매김했다.


90년대 말 스웨덴으로 이동한 후 바로 귀국해 유럽연합(EU) 담당 과장으로 승진한 뒤 2001년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한과 유럽연합의 인권대화 때 북한대표단 단장으로 등장하며 외교가에 알려졌다.


이후 남북과 동시에 수교하고 있어 북한 외교의 최대 거점으로 알려진 주영 대사관에서 근무하며 현학봉 당시 대사에 이어 서열 2위에 올랐다.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대언론 업무를 10년간 전담하다 2016년 8월 일가족과 함께 탈북, 독일에 소재한 람슈타인 미군 공군기지를 거쳐 귀순했다.


귀순한 뒤에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나, 2018년 5월 그가 쓴 저서가 논란이 되면서 사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최고 권력층의 민낯을 묘사한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는 16만 부 넘게 팔리며 그해 교보문고의 정치.사회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천하의 인간 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태 전 공사는 현재 '남북함께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조직해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개인 유튜브 채널 '태영호TV'도 운영하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활동해오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귀순의사를 밝힌 탈북 선원 2명을 동료 선원을 살해한 중범좌자라는 이유로 강제 북송한 사건에 충격을 받아 정치에 투신하기로 결심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태 전 공사의 생각은 한국당 입당 기자회견에서 "진보세력은 통일주도세력이고 보수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이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고 "현재의 대북 정책과 통일 정책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만 있어 좌절감을 느낀다"고 비판한 것에서 읽을 수 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10일 태 전 공사를 첫번째 전략공천 대상으로 발표하면서 "(탈북.망명자 중) 지역구에 출마해 당당히 유권자 심판을 받겠다고 자처한 사람은 처음"이라고 소개한 것에서도 그의 강한 출마 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이다.


태 전 공사의 본관은 협계(俠溪)로, 민주당 출신 3선 의원이며 장면 내각에서 상공부장관으로 입각한 태완선 전 의원과 같은 문중이다. 2년 전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읽은 부친의 사촌이 연락을 취해와, 혈육인 5촌 아저씨를 만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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