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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에 고개 숙인 카드사…'수익 다각화'가 격차 더 벌렸다


입력 2020.02.11 06:00 수정 2020.02.10 17:49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신한카드 순익 전년비 2%p 감소…하나·우리 등 소형사 10%p 이상 급락

KB카드, 수수료 대신 할부금융 주력해 선방…대체제 없는 중소형사 '직격탄'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발표된 가운데 일찌감치 수익 다각화에 관심을 기울여 온 대형사와 본연의 카드사업에 주력해 온 소형사 간 ‘양극화’ 기조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발표된 가운데 일찌감치 수익 다각화에 관심을 기울여 온 대형사와 본연의 카드사업에 주력해 온 소형사 간 ‘양극화’ 기조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지난해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대부분 카드사들은 카드 수수료 인하 현실화 속 다소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일찌감치 수익 다각화에 관심을 기울여 온 대형사와 본연의 카드사업에 주력해 온 소형사 간 ‘양극화’ 기조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08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p 감소했다. 갖은 악재 속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기간 신한금융그룹 내 비은행 순익이 1조21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진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지주계열 카드사인 우리카드는 지난해 114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 줄어드는 쓴맛을 봤고, 하나카드의 경우 1년 전보다 무려 47% 급감한 563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지주사는 아니나 상위권에 해당하는 삼성카드 순익 역시 0.3% 감소한 334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실적 한파’ 속 반등에 성공한 곳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16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하는 등 이익 규모가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 측은 “우량고객 중심의 시장점유율 상승과 할부금융 확대, 효율성 강화 등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지난해 카드업계 실적에 대한 평가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극명하게 엇갈린다. 수 년 전부터 예고되어 온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지난해부터 현실화된 만큼 그에 따른 실적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다는 측면에서다. 당초 금융당국과 업계가 연 8000억원의 수수료 수익 감소를 전망해 왔던 것에 비하면 업무효율성 강화 등 자체 노력 등을 통한 대형사들의 1~2%p대 순익 하락은 그나마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평이다.


그러나 중소형 카드사들에게 이같은 ‘실적 선방’조차 남의 일이 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핵심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는 가운데 할부금융이나 리스사업 등 수익 다각화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진입한다고 해도 후발주자로 당장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 실제로 이번 실적에서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대형사들이 선방하는 양상이 뚜렷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연의 카드산업 자체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만큼 그동안 부차 사업으로 여겨졌던 사업들을 얼마나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에 따라 실적에 차이가 있을 여지가 크다”면서 “결국 대형사에게는 ‘바람’ 수준의 타격이 중소형사에게는 ‘태풍’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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