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증시는 이미 ‘총선 모드’…정책株 옥석가리기 돌입


입력 2020.02.10 06:00 수정 2020.02.12 17:09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와이파이 관련주’ 아이즈비전 올 들어 41%↑...머큐리도 급등

탈원전 폐기 공약에 한전도 주목...“전기요금 인상 확인돼야”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1호 공약 '전국 무료 와이파이'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총선 1호 공약 '전국 무료 와이파이' 발표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4.15 총선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한 달여 앞두고 주식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최근 여야가 일제히 총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증시에서도 테마주가 양산되는 등 공약 기대감이 벌써부터 반영되고 있다. 와이파이·탈원전 폐기·일자리 관련주가 떠오른 가운데 주가는 연일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무선호출·이동통신 기술기업인 아이즈비전과 정보통신장비 전문업체인 머큐리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종가 기준으로 각각 40%, 12% 넘게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무료 와이파이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발표하면서 수혜주로 떠오른 영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5일 경제공약 1호로 2022년까지 5만3300개의 공공 와이파이(WiFi)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약이 발표된 15일 아이즈비전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머큐리 역시 급등(22%) 마감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폭 넓은 등락을 오가며 요동치고 있다.


특히 투자자와 증권가는 머큐리의 수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머큐리카 유무성공유기(AP) 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머큐리에 대해 “전국 무료 와이파이 설치 총선 공약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머큐리는 와이파이6 공유기 제품을 통해 보안성과 성능이 우수한 장비를 공급할 수 있어, 향후 정책 이행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선 2호 공약인 ‘벤처 4대 강국 실현’에 따라 관련 중소업체들도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2호 공약으로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30개 육성하고 벤처투자액 연간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중소벤처기업 중 유망기업을 선정한 뒤 중점 지원키로 했다.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다만 그간 반도체 장세가 이어지면서 소부장 관련주가 이미 강하게 상승해 종목 간 선별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의 흐름을 보면 종목 간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펀더멘털 차이에 기인했다”면서 “따라서 지난해와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네패스, 서진시스템,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에스티아이, 덕산하이메탈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추천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탈원전 정책 폐기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약 등을 제시했다. 탈원전 폐기 정책에 따른 수혜주로는 원자력발전 관련주인 한전기술과 우리기술, 한전KPS 등이 있다. 발전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국내 최대 발전 기자재 업체인 두산중공업도 탈원전 정책 폐기 수혜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종목은 두산중공업을 제외하고는 연초 이후 주가가 더 떨어졌다. 앞서 탈원전 정책에 따른 주가 타격이 장기화되면서 정책 폐지 공약 ‘약발’도 먹히지 않는 상태다. 다만 한전의 경우, 4월 총선이 다가오며 전기요금 정책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19년부터 2033년까지의 발전계획이 담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를 작년 말에서 올해로 연기했다. 일각에서는 민감한 시기에 전기요금 인상 논란 등이 불거질 수 있어 계획 발표를 총선 이후로 미룬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한전이 원전이용률 하락 등으로 실적 충격을 크게 입어 총선 이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주가가 구조적으로 상승하기 위해선 전기요금 인상이 필연적이지만, 전기요금 인상의 명분은 충분한 상황이나 이것이 전기요금 인상을 담보하지는 않는다”면서 “전기요금 인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경제 공약과 함께 앞으로 일자리, 주거 등 민생 공약도 발표할 전망이다. 아직 공약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지만 공무원 등 일자리 확대 전망 속에 교육 관련주들 움직임이 주목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정부 일자리 확대 정책 수혜주로 꾸준히 거론됐던 메가엠디에 올해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메가엠디는 올 들어 16% 이상 오르며 주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출산, 복지 관련 공약도 제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아용품 관련주의 수혜가 예상된다. 기저귀·마스크 등을 제조하는 깨끗한 나라의 경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테마주로도 분류돼 연초 이후 주가가 39% 치솟았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깨끗한나라 등 코로나 테마주로 분류되는 16개 종목에 대해 투자 유의를 발동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2022년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성격도 갖고 있어 관련 테마주들의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정책 테마주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 게임으로 언제든지 다시 급락할 위험이 있으며, 작전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고 추종매매에 나선 개인투자들이 큰 금전적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