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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이자 장사 어려워졌다" …비이자이익 실적이 방향타


입력 2020.02.10 06:00 수정 2020.02.09 21:18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4대 지주, 이자이익 4% 늘 때 비이자이익은 22% 증가

수수료수익·비은행 부문 힘입어 1년 새 1조 5863억원 ↑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지난해에만 비이자이익 실적으로 8조8886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지난해에만 비이자이익 실적으로 8조8886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데일리안

지난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비이자이익의 선전에 힙입어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저금리 기조 심화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이자이익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부터는 금융지주의 실적을 가늠하는 열쇠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각 사 경영실적 공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사(신한·KB·하나·우리금융)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거둬들인 실적은 28조84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융사별로는 KB금융그룹이 전년 대비 3.3% 증가한 9조1968억원, 하나금융그룹은 2.4% 오른 5조7737억원, 신한금융그룹은 7조9830억원으로 4.8%, 우리금융그룹은 5조8940억원으로 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8조8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조3023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이 3조1520억원으로 33%, KB금융은 14% 늘어난 2조2351억원, 하나금융은 2조4535억원으로 28% 늘어났다. 우리금융의 경우 1조480억원으로 실적이 1% 감소헸다.


은행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에 의존해 수익 확대를 추구하던 금융사들은 최근 몇년 간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가계대출의 둔화가 우려된 데다 저금리 기조까지 겹쳐 이자 장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금융 상황은 지난해만 두 차례 금리가 인하돼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안심전환대출 취급에 따라 은행이 지불해야 할 부대비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자이익 확대가 전보다 어려워졌다. 이익의 감소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돼 금융사마다 '실적 한파'를 걱정하고 있다.


이달 초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개최한 주요 금융사들은 당장 올해 1분기부터 은행권을 중심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심전환대출 취급에 따른 이익 감소,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승열 하나금융 부사장(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추가 금리 인하로 600억원의 이자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안심전환대출 유동화 관련) 1분기 중 1조7000억원의 추가 양도가 남아 있어 분기 기준 0.8베이시스포인트의 NIM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기환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 또한 "올해는 저금리, 저성장 상황이 예상돼 전반적으로 이익 성장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이자이익 확대가 어려워 자산관리와 자본시장, 글로벌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이익 기반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자 장사가 어려워지면서 비이자이익의 존재감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만 대형 금융사들은 비은행 부문을 확대하고자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신탁사업과 투자은행(IB)에서 수수료 이익을 얻는 전략을 추구한 덕분에 비이자이익의 성장세가 뚜렷했다.


4대 금융지주사 중 비이자이익이 가장 높은 신한금융의 경우 경영 실적에 지분의 59.15%를 보유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사(60%)의 이익이 반영되면서 비은행 수익성이 다각화된 상태다. 지난해 비은행 부문 손익은 전년 대비 15.3% 증가했고, 이익 기여도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집계됐다.


다만 이번 실적의 경우 새로운 회계 기준인 IFRS17 반영에 따른 추정치다.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비이자이익으로 3조1520억원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 금융사와 같은 회계 기준을 적용해 계산하면 1조4148억원으로 집계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22년부터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이 도입될 예정으로 이 기준에 맞춰 선제적으로 회계 처리 방식을 바꿨다"면서 "보험관련 비용(보험계약부채 전입액 중 부담이자)이 인식되던 항목을 재분류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비이자이익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금융사들은 올해부터 이익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각각 글로벌 진출과 자산관리 사업 확대, 비은행 부문의 전략적 M&A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글로벌 이익을 높이고자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에 나설 뜻을 밝혔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거점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 인수를 타진 중이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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