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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LG화학 "ESS화재, 배터리와 무관"…조사단 발표 강력 반발


입력 2020.02.06 15:08 수정 2020.02.06 15:2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삼성 SDI "조사단, 화재 현장 아닌 다른 사업장의 배터리로 조사"

LG화학 "조사단이 지적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등은 일반적 현상"


삼성SDI(위), LG화학 로고. ⓒ각사 삼성SDI(위), LG화학 로고. ⓒ각사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와 관련, 6일 정부가 내놓은 조사결과 및 추가 안전대책에 대해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배터리는 ESS 화재와 무관하며, 조사단의 분석 결과도 오류가 많다는 주장이다.


삼성SDI는 6일 설명자료를 통해 “조사단이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는데, 조사단이 발표한 배터리는 화재 현장이 아닌 다른 사업장의 배터리”라며 조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삼성SDI는 조사단이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 원인으로 추정했다’고 밝힌 데 대해 “해당 배터리는 사고 현장이 아닌 다른 현장에 설치됐던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말 조사단이 사고가 발생한 평창 및 김해 사이트에 설치된 배터리와 유사한 시기에 제조된 배터리가 적용된 다른 지역의 데이터 및 제품을 요청함에 따라 인천 영흥과 경남 합천 제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삼성 SDI는 “조사단 조사 결과가 맞다면, 동일한 배터리가 적용된 현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조사단이 ‘큰 전압편차’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데 대해 “조사단이 주장하는 큰 전압편차는 충전율이 낮은 상태의 데이터로, 이는 에너지가 없는 상태에서의 차이이므로 화재가 발생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강원 평창 사업장 ESS의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하지 않았다는 조사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 SDI는 “강원 평창은 배터리 보호장치가 정상 동작했고, 제시한 운영데이터는 화재 발생 3개월 전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ESS 화재 발화지점은 배터리지만, 화재 원인은 다양하다”면서 “화재는 불을 붙일 수 있는 ‘점화원(열)’과 불을 지속시키는 ‘산소’, 불을 확산시키는 ‘가연물(연료)’이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데 배터리는 가연물이긴 하지만 점화원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SS에서 배터리는 유일하게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연물로써 화재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화재 발화의 원인인 ‘점화원’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조사단이 평창 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다른 ESS 사업장에서 양극판 내부손상과 구리성분 검출이 확인됐다며 이를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양극판 내부손상은 극미세의 스크래치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화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자체 실험에 의하면 조사단이 지목한 스크래치보다 수백배 큰 손상인, 못으로 배터리를 관통하는 스크래치에도 미세하게 전압이 감소만 할 뿐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구리는 음극 기재의 성분으로, 이물에 의한 게 아니라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조사단이 김해 사업장 ESS에서 분리막 황반점 및 갈변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황색반점은 배터리 충·방전과정 중 음극과 분리막 사이에서 활물질과 전해액이 화학 반응하면서 발생하는 가스에 의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사람이 늙으면 피부에 기미나 검버섯이 생기지만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LG화학 역시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자체 조사 및 분석 결과 배터리가 ESS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지난 4개월간 실제 사이트를 운영하며 가혹한 환경에서 실시한 자체 실증실험에서 화재가 재현되지 않았고, 조사단에서 발견한 양극 파편, 리튬 석출물, 음극 활물질 돌기, 용융 흔적 등은 일반적인 현상 또는 실험을 통해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조사단이 충남 예산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운영기록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고,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해 “용융은 고체가 열을 받아 액체로 녹는 현상으로, 배터리 외 다른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해도 화재가 배터리로 전이됨으로써 배터리 내 용융흔적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박했다.


조사단에서 언급한 발화지점 외 다른 배터리에서도 유사 용용흔적이 발견될 수 있는 만큼 용융흔적이 있다고 해서 발화지점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조사단이 사고사업장과 동일모델, 동일시기에 설치된 인접 ESS 사업장의 배터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양극판에 파편 점착’, ‘분리막에서 리튬-석출물 형성’ 등을 확인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LG화학은 “파편이 양극판에 점착되면 저전압을 유발할 수는 있으나 LG화학의 SRS분리막을 관통해 발화로 이어질 위험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리튬 석출물은 리튬이온이 전해질을 통해 음극과 양극 사이를 오가는 사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는 물질이며, 이 물질의 형성이 내부발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자체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는 점도 밝혔다.


조사단이 ‘외부 환경 영향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서도 LG화학은 이의를 제기했다.


조사단은 ‘절연 저항 값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기준치 보다 높은 절연저항 값이 확인됐다’는 점을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으나 LG화학은 “해당 사업장은 절연의 최소 기준치는 유했으나 화재 전 점진적으로 절연 감소가 확인됐다”면서 “외부환경의 영향으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은 경북 군위 사업장 화재 발생 당시 지락차단장치(GFD)의 동작이 없어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한 화재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으나 LG화학은 “해당 사업장에 설치된 지락차단장치는 배터리 상·하단의 전압 불균형을 감지해 절연 파괴로 인한 지락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장치”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슈가 되는 9번 모듈(Rack 중간)은 지락이 발생하였다 해도 배터리 상·하단의 전압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아 지락을 검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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