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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중징계 철퇴 잊었나? 물 흐린 최충연 음주운전


입력 2020.02.01 07:00 수정 2020.02.01 12:5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이제는 달라진 물의 일으킨 선수에 대한 시각

삼성 구단도 음주운전과 관련해 엄격한 징계

음주운전 적발로 스프링캠프 명단서 제외된 최충연. ⓒ 뉴시스 음주운전 적발로 스프링캠프 명단서 제외된 최충연. ⓒ 뉴시스

KBO리그가 각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참가를 앞두고 다시 한 번 팬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 사건이 터졌다. 바로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음주운전 적발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29일 “투수 최충연이 24일 새벽 대구 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036%였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강화된 면허 정지 처벌기준(0.05%→0.03%)에 해당하며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삼성 구단은 KBO에 사실을 알렸고, 절차에 따라 경찰 조사가 이뤄지면 KBO의 징계, 그리고 구단의 자체 징계가 함께 내려질 전망이다.


2016년 삼성으로부터 1차 지명돼 프로에 입단한 최충연은 팀을 넘어 KBO리그가 크게 기대하는 특급 유망주 투수다. 그는 잠재력이 일찌감치 폭발했고 이로 인해 2018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을 획득, 병역까지 해결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선수 생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과거에는 음주 사건에 대해 구단이 감추는데 급급하고 팬들도 감싸주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정반대 양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실제로 KBO리그는 계속된 선수들의 음주운전 적발로 인해 매년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거였던 강정호의 음주운전 사고와 일명 윤창호 법 마련 이후 음주운전에 대한 팬들의 시각은 매우 안 좋아진 게 사실이다.


따라서 관중 감소 현상과 함께 리그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찾아왔고, 이제는 자성의 목소리를 한껏 드높여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선수들에 대해 엄중한 철퇴를 내리고 있다. 2018년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공헌했으나 음주운전 후 이를 숨겼다가 임의탈퇴 처리된 강승호가 대표적인 예다.


최충연은 팀 선배 박한이의 불명예 은퇴를 직접 지켜봤다. ⓒ 뉴시스 최충연은 팀 선배 박한이의 불명예 은퇴를 직접 지켜봤다. ⓒ 뉴시스

최충연의 소속팀 삼성 역시 음주운전에 대해 관용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 구단이다. 삼성은 지난 2014년 음주사고를 일으킨 정형식에 대해 임의탈퇴 처분을 내렸고, 지난해에는 팀의 레전드였던 박한이가 불명예 은퇴 수순을 밟았다.


구단의 적극적인 방지 교육은 물론 적발 시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지 않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가 바로 최충연이다. 그래서 팬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 구단은 일단 최충연을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한 뒤 전지훈련을 떠났다. 경찰 조사를 마치는 대로 KBO, 삼성 구단 순으로 징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단 KBO의 음주운전 관련 징계에 따르면, 최충연에게는 50경기 출장금지와 제재금 300만 원, 사회봉사활동 80시간이 부과된다. 관심은 삼성 구단이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최대 임의탈퇴까지 고려할 수 있으나 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다면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엄격한 팀의 기강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러면서 ‘야구만 잘하면 용서가 된다’는 과거 지향적인 안 좋은 선례까지 남기게 된다. 음주운전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 알면서도 행한 최충연에게 원망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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