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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7개월…日맥주 빈자리 중국·국산 맥주가 채웠다


입력 2020.02.03 06:00 수정 2020.02.02 23:14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10년간 부동의 1위 일본 맥주, 불매운동 직격탄에 수입액 90% 급감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맥주와 가격경쟁력 높아진 국산 수제맥주 반사이익

세븐일레븐을 찾은 소비자가 냉장고 매대에 진열된 수제맥주를 살펴보고 있다.ⓒ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을 찾은 소비자가 냉장고 매대에 진열된 수제맥주를 살펴보고 있다.ⓒ세븐일레븐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 여파로 수입맥주 시장에도 본격적인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지난 10년간 부동의 1위였던 일본 맥주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그 자리를 중국 맥주와 국산 수제 맥주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간 일본 맥주 수입액은 486만달러로 전년 동기 3901만달러와 비교해 87.3% 감소했다.


일본 맥주 수입액은 2016년 하반기(7~12월) 2895만달러에서 2017년 3875만달러, 2018년 3901만달러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하반기 불매운동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줄었다.


연도별 일본 맥주 수입량과 수입액 비교ⓒ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연도별 일본 맥주 수입량과 수입액 비교ⓒ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일본 맥주는 지난 2009년 네덜란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이후 2010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10년간 줄곧 수입맥주 수입액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불매운동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수입맥주 시장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일본을 제치고 중국 맥주가 1위로 올라선 가운데 미국, 벨기에, 네덜란드 등 미주와 유럽 국가 맥주 수입액이 증가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6개월 중 4개월 간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자로 부상했다.


지난해 하반기 수입맥주(수입액 기준) 순위 비교ⓒ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지난해 하반기 수입맥주(수입액 기준) 순위 비교ⓒ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국산 수제맥주 판매량도 빠르게 증가했다. 불매지난해 하반기 수입맥주(수입액 기준) 순위 비교운동 여파와 함께 지난해 주류 과세체계 개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이 매출을 견인하는 일등공신으로 작용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 맥주는 전년 대비 매출이 90% 이상 급락했다.


일본 맥주의 지난해 하반기 월별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을 보면, 7월 -52.2%로 절반 이상 떨어진 이후 8월 -88.5%, 9월 -92.2%, 10월 -91.7%, 11월 -93.1%, 12월 -93.8%로 최근 6개월 동안 큰 폭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국산 맥주는 지난해 상반기 1~5% 한 자릿수 매출신장률에서 하반기 들어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그 중 기존 맥주들과의 차별화를 앞세운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


CU에서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였으나 일본맥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7월 159.6%, 8월 200.4%, 9월 207.1%, 10월 284.9%, 11월 290.1%, 12월 306.8%로 전년 대비 매출이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국산맥주에서 차지하는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도 2018년 1.9%에서 2019년 5.6%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주류 과세체계의 개편으로 그 동안 수입맥주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국산 수제맥주가 다양한 맛과 종류의 신제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맛 볼 수 있는 수제맥주의 라인업이 더욱 늘어나고 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만큼 관련 시장도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제맥주의 이러한 인기는 올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52년 만의 종량세 전환으로 인해 그 동안 대량 생산이 힘들어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도 차츰 가격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올 들어 편의점 업계에서는 국내 수제맥주 종류를 확대하고, 수입맥주와 같은 4캔, 1만원 행사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수제맥주의 가격은 보통 1캔당 3900원~5200원이지만 할인 행사를 적용 받으면 15%~40%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향후 수입맥주와 국산 수제맥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주세법 개정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세븐일레븐 등 일부 편의점에서는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의 매출 규모도 재역전됐다.


오민국 세븐일레븐 음료주류팀장은 “주세법 변경 후 국내 수제맥주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의 영역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편의점 시장에서도 수제맥주가 차별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만큼 맥주 매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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