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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당뇨병 30년 난제 풀어…“피 안뽑고 혈당 측정”


입력 2020.01.29 13:50 수정 2020.01.29 15:13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 상용화 가능성

레이저 빛 이용하는 ‘라만 분광법’ 적용

혈당 측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들. 사진 왼쪽부터 남성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모바일 헬스케어랩 마스터(교신저자), 장호준 전문, 박윤상 전문(공동1저자), 이우창 전문, 박종애 랩장.ⓒ삼성전자 뉴스룸 혈당 측정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들. 사진 왼쪽부터 남성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모바일 헬스케어랩 마스터(교신저자), 장호준 전문, 박윤상 전문(공동1저자), 이우창 전문, 박종애 랩장.ⓒ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가 당뇨병의 ‘30년 난제’로 불리는 ‘비(非)침습 혈당 측정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2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연구진은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새로운 혈당 측정법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 연구한 이번 기술은 직접 피를 뽑지 않고도 레이저 빛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침습 측정 기술(NGM·Non-invasive glucose monitoring)이다.


국제당뇨연맹(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인구 중 약 9.3%가 당뇨를 앓고 있다. 대부분의 당뇨 환자들은 손가락 끝에 피를 내는 침습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있는데, 이 방법에는 불편함과 고통이 따르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연구진이 주목한 비침습 혈당 측정법은 1990년대부터 꾸준히 연구돼 온 방식이다. 당뇨병 환자의 통증과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어 큰 기대를 받아왔다.


하지만 채혈 없이 혈액 내 혈당 농도를 정확히 측정해야 하기에 학계의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난제를 풀기 위해 비침습 혈당 측정에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 을 적용했다. 라만 분광법이란 레이저 빛을 이용해 물질을 식별하는 분석법이다.


레이저 빛이 특정 물질에 조사(照射)돼 산란될 때 물질 분자의 고유 진동에 의해 산란된 빛의 파장이 변하는데 이 현상을 이용한다. 물질이 여러 개 일 땐 신호가 복잡하게 섞이기도 하는데 이 분석법은 다른 비침습 방식과 비교했을 때 특정 물질을 구분하는 식별 능력이 뛰어나다. 때문에 혈당 측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측정 방식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비(非)접촉 사(斜)축(non-contact off-axis) 라만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비스듬히 기울인 빛을 피부 아래층에 도달하게 해 우리 몸속 혈당의 라만 스펙트럼을 얻어내는 기술이다. 이 방식으로 비침습 신호 측정의 정확도 지표인 상관계수를 업계 최고 수준인 0.95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라만 스펙트럼 내 혈당 신호 추출을 위한 신호처리 방법도 고안했다. 이로써 혈당을 측정할 때 센서나 사람의 움직임 등 주변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통계 분석 기반의 비침습 혈당 측정 방식과 비교해 라만 스펙트럼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혈당 예측도도 높였다.


남성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스터는 “비침습 혈당 측정 기술은 30년 난제로 불릴 만큼 어려운 기술로 이번 연구는 기존의 틀을 깨고 비침습 혈당 측정기술에 명확한 실험적 증거와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비침습 혈당 센서의 상용화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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