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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센 잃고 외양간 고칠 토트넘, 손흥민은?


입력 2020.01.30 06:20 수정 2020.01.30 07:08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주전 MF 에릭센, 헐값인 2000만 유로에 이적

케인과 손흥민, 알리의 향후 입지에도 영향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맨 오른쪽). ⓒ 뉴시스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맨 오른쪽). ⓒ 뉴시스

토트넘이 주전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헐값에 내보내며 선수단 관리에 허점이 생겼다.


토트넘은 29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에릭센이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으로 이적했다고 발표했다.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259억 원)로 그의 평가액(트랜스퍼마크트 기준)이 9000만 유로(약 1166억 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헐값 계약임에 분명하다. 특히 에릭센은 7년 전이었던 2013-14시즌, 토트넘 이적 당시 1415만 유로의 이적료를 기록한 선수다.


선수 장사를 잘하기로 소문난 토트넘이 이처럼 에릭센을 울며 겨자 먹기로 보낸 이유는 계약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 2016-17시즌을 앞두고 에릭센과 주급 7만 5000파운드(약 1억 1500만 원)의 4년 재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당시만 해도 선수 입장에서는 만족스러운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 에릭센은 월드클래스 미드필더로 급성장했고 그를 원하는 빅클럽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에릭센 측은 더 높은 주급의 재계약을 원했으나 토트넘 구단은 그때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결국 에릭센 측은 계약이 만료될 시점만 기다렸고, 뒤늦게 토트넘 구단이 발 벗고 재계약을 추진했으나 거절 의사만 들을 뿐이었다. 이에 한 푼이라도 아쉬운 토트넘은 계약 만료를 5개월 남겨둔 이번 겨울 이적시장서 평가액보다 반의 반 값에도 못 미치는 액수에 이적을 성사시켰다.


이는 토트넘이 ‘셀링 클럽’이라는 이미지를 떨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효율적이면서 경제적인 구단 운영을 하는 것으로 소문난 다니엘 레비 회장은 싸면서 잠재력이 풍부한 젊은 선수들을 데려온 뒤 이들이 성장하면 비싼 값에 되파는 이적시장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에릭센의 이적은 주축 선수들의 향후 입지향후 입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뉴시스 에릭센의 이적은 주축 선수들의 향후 입지향후 입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뉴시스

이렇다 보니 선수단 재계약과 관련해 매우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디미타르 베르바토프, 마이클 캐릭,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이 팀을 떠나는 계기로 이어졌다.


다만 이번 에릭센의 사실상 염가 이적은 레비 회장의 철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토트넘은 지난 여름 탕귀 은돔벨레를 영입하며 구단 역대 최고액 이적료는 물론 주급 최고액 수령자인 해리 케인과 같은 20만 파운드(약 3억 500만 원)의 주급을 안겼다.


이는 토트넘 구단 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적은 주급을 받았던 선수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기도 했으며, 에릭센이 이적을 결심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에릭센의 이적은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 젊고 기량이 뛰어난 주전 선수들과 어느덧 재계약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케인과 손흥민, 그리고 델레 알리다. 다행히 토트넘은 2018-19시즌을 앞두고 이들과 나란히 6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앞으로 3년 더 여유가 있으나, 지금의 구단 행보를 감안하면 3년 밖에 남지 않다는 의미가 더 적절해 보인다.


즉,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이들과 앞으로 3년 이내 거액의 주급을 안기든, 이적시장에 매물로 내놓든 해야 한다. 만약 이적을 택한다면 계약 기간이 넉넉한 1~2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손흥민의 향후 행보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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