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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우한 폐렴' 사태로 중국시장 회복 차질 우려


입력 2020.01.29 06:00 수정 2020.01.29 20:50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올해 제네시스 중국 론칭, 신차 출시 등 노력 '허사' 될 수도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 3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현대차 중국법인(베이징현대) 3공장 전경. ⓒ현대자동차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번에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올해 신차 출시 및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실적 회복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확산·장기화될 경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우한 폐렴 감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주재원 가족을 이날까지 모두 귀국시키고, 주재원들도 재택근무로 외부 접촉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현지 공장 운영 방식은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를 종료한 다음에도 한 주 더 휴무한 뒤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로서는 다음달 17일까지 휴무가 유력하다.


회사측은 이때까지 사태가 진정되면 현지 공장에서의 생산 차질 가능성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정부 및 현지 합작 파트너들과의 관계 등 중국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뒤흔들 수 있는 요인들을 감안하면 주재원 전면 철수는 최대한 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생산차질보다 더 우려하는 부분은 우한 폐렴 사태 확산 및 장기화로 인한 중국 시장 자체의 위축이다.


중국 정부는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발병지인 우한시를 봉쇄했지만 이미 춘제(중국 설)를 맞아 500만명 이상이 우한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들은 장거리 버스 운행을 중단하는 등 중국 전역이 비상 상황이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제활동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힘들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시장에서 실적 회복을 노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혼란이 장기화되면 중국 내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를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반등의 적기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7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로 중국 판매가 반토막 났고, 이후에도 현지 자동차 업체들의 급성장에 따른 경쟁 격화로 매년 판매 감소를 겪어왔다. 지난해의 경우 현대차는 9.8%, 기아차는 17.1%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올해는 하반기부터 주력 차종의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등 신차 출시를 통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판매실적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는 방침이었다.


특히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국 시장에 론칭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중국에 ‘제네시스 차이나’ 설립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지난해 12월 CEO까지 영입해 놓은 상태다. 제네시스 차이나를 이끌게 될 마커스 헨네 CEO는 벤츠 등 중국 럭셔리 자동차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은 인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한 폐럼 확산으로 중국 시장 자체가 위축돼 버린다면 이런 노력들이 모두 허사가 될 우려가 있다.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에도 미·중 무역갈등 등의 악재로 전년 대비 7.6% 감소한 2067만9000대 규모에 그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돼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중국 내 소비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고, 자동차 시장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상황이 어렵다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도 없기에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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