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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아스날 '네가 가라 챔스 시즌2?'


입력 2020.01.24 19:27 수정 2020.01.24 19:30        박시인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EPL 중흥 이끈 맨유와 아스날 ‘빅4 옛말’

올 시즌도 기대만큼의 명성 회복 어려워

맨유는 올 시즌 리그에서 연승을 거둔 것이 겨우 한 차례다. ⓒ 뉴시스 맨유는 올 시즌 리그에서 연승을 거둔 것이 겨우 한 차례다. ⓒ 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1990년대 초반 출범한 이후 글로벌한 인기를 구가하는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하 맨유)와 아스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두 팀은 한창 프리미어리그가 명성을 얻고 있을 시기에 양강 체제를 구축하는 등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알렉스 퍼거슨과 아르센 벵거라는 두 명장의 지략 대결도 큰 관심이었다. 퍼거슨은 맨유에서 27년을, 벵거는 아스날에서 22년을 지휘했다. 두 감독은 엄청난 업적을 남긴 뒤 각각 2013년과 2018년 팀을 떠났다.


퍼거슨과 벵거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맨유와 아스날은 곧바로 암흑기로 접어들었다. 지난 시즌 아스날은 리그 5위, 맨유는 6위에 그치며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번번이 약팀에 발목을 잡히며 승수를 쌓지 못한 아스날과 맨유는 결국 첼시, 토트넘에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헌납했다.


맨유는 퍼거슨 은퇴 이후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 반 할, 주제 무리뉴에게 지휘봉을 맡겼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3월 파리의 기적을 연출한 올레 군나르 솔샤르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 선택도 실패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솔샤르는 정식 감독 이후 11승 9무 12패에 머무른 것이 단적이 예다. 승보다 패배가 더 많다.


맨유는 지난 23일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 번리전에서 0-2 완패했다. 안방에서 번리에 패한 것은 무려 58년 만이다.


72%의 볼 점유율과 슈팅수 24-5라는 일방적인 우세 속에도 홈에서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자 다수의 맨유 팬들은 종료 전에 자리를 떴다. 과거 퍼거슨 시절이라면 끝까지 경기를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팬들조차 현재 맨유는 이기지 못하는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맨유는 올 시즌 리그에서 연승을 거둔 것이 겨우 한 차례다. 롤러코스터 행보의 연속이다.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이른바 ‘의적 본능’이 맨유의 전반기 컨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아스날과 리버풀에 덜미를 잡혔고, 약팀 번리를 맞아 홈에서 굴욕을 당했다. 2020년 성적은 2승 1무 4패.


맨유는 올 시즌 리그 24경기에서 9승7무8패(승점34)를 기록했다. 30년 만에 최악의 성적임에도 아직 5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겼다면 이미 상위권에 위치했어야 정상인 성적표다.


이는 다른 팀들의 동반 부진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시즌 리그 4위를 차지한 토트넘이 맨유에 골득실차에서 밀린 6위를, 아스날은 6승 12무 6패(승점 30)으로 10위까지 밀려났다.


아스날은 지난 23일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2-2 무승부를 거뒀다.ⓒ뉴시스 아스날은 지난 23일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2-2 무승부를 거뒀다.ⓒ뉴시스

아스날은 2016-17시즌 리그 4위 진입에 실패한 이후 3년 연속 유로파리그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남에 따라 프레드릭 융베리 임시 감독 체제로 수습한 뒤 지난달 미켈 아르테타를 선임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사실 아르테타는 감독 경험이 전무하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 코치로 지낸 것이 유일한 경력이다. 지금까지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스날은 아르테타 부임 후 7경기 2승 4무 1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은 높지 않다. 리그 순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경기력이 크게 향상됐다. 아르테타 감독은 비교적 빠르게 팀을 정비하며 자신의 색깔인 2-3-5 포메이션을 이식시키고 있다. 왼쪽 풀백이 1선까지 전진하고, 오른쪽 풀백이 중앙 미드필더로 이동하는 변칙 전술이다.


아스날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수비는 아르테타 부임 후 7경기 7실점으로 차츰 안정세를 찾고 있다. 그리고 전반기 부진했던 그라니트 자카, 루카스 토레이라, 니콜라 페페, 메수트 외질이 아르테타 감독의 지휘 아래 살아나기 시작했다.


아스날은 지난 23일 열린 첼시와의 리그 24라운드 런던 더비에서는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전 아스날이라면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내가 알고 있던 아스날을 봤다.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알게 해 준 특별한 밤이었다”고 선수들의 투지 있는 플레이에 대해 엄지를 치켜올렸다.


문제는 수비진의 줄 부상과 얇은 스쿼드다. 소크라티스 파파스타도풀로스, 세아드 콜라시나츠, 칼럼 체임버스, 키어런 티어니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다비드 루이스는 지난 첼시전에서 퇴장으로 향후 3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스날 에이스이자 주전 골잡이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크리스탈 팰리스전 퇴장으로 인해 최근 셰필드, 첼시전에 결장했다.


맨유와 아스날이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는 기회는 겨울 이적 시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영입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맨유는 엘링 홀란드를 놓친데 이어 브루누 페르난데스 영입마저 난항을 겪고 있다. 아스날도 마찬가지다. 수비진 보강이 절실한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의 왼쪽 풀백 레뱅 쿠르자와,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 제롬 보아텡과 작게나마 연결되고 있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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