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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인사의 정치학…용산역에선 '통합'의 만남, 서울역은 조우 불발


입력 2020.01.24 05:00 수정 2020.01.24 13:07        정도원 기자

보수정당 경부선 출발하는 서울역에서 귀성인사

민주와 바른미래·대안·평화 호남·전라선 용산역

서울역선 '보수통합' 황교안·유승민 조우는 불발

용산역 '제3지대' 최경환·정동영 만나 악수 나눠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이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유승민 의원 등이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설·추석에는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면서 경향(京鄕) 민심이 혼합된다. 올해 4·15 총선을 앞둔 '마지막 명절'인 이번 설에 여야 정당들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서울역에서는 경부선이 출발하며, 용산역에서는 호남선과 전라선이 출발한다. 이에 따라 영·호남 출향민들도 각자 고향에 따라 모이는 역이 다르다. 영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은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며, 호남을 핵심 지지 기반으로 하는 정당들은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는 이유다.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은 23일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을 거쳐 부산역으로 향하는 KTX 탑승객들을 상대로 설 귀성 인사를 진행했다. 보수 성향의 '미래를 향한 전진 4.0'(전진당)도 24일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갖는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와 유승민·오신환·정운천·지상욱 의원 등은 23일 서울역에서 흰 웃옷에 청바지 차림으로 어깨띠를 두르고 귀성객을 배웅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설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설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귀성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조경태·김광림 최고위원과 나경원 서울시당위원장,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 등도 '즐거운 설 명절 보내십시요'라는 명패를 가슴에 패용하고 귀성객들을 환송했다.


이번 설에 영남권 '차례상 민심'의 핵심 화두는 중도보수대통합 성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 전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이 서울역에서라도 만나는 모습을 보일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조우는 불발됐다.


한국당 일행이 3층 대합실에서 1층 플랫폼으로 내려갈 때, 먼저 플랫폼에서 귀성 인사를 하던 새보수당 일행은 3층 대합실로 올라가면서 엇갈려, 서로 만나거나 대화를 나눌 기회는 마련되지 못했다.


이는 호남 기반 '제3지대 통합'이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용산역에서 정당 지도부 간의 만남이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경환 대표와 유성엽 의원 등 대안신당 의원들과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마친 뒤 탑승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최경환 대표와 유성엽 의원 등 대안신당 의원들과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마친 뒤 탑승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지도부는 이날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진행했다. 이 중 지난해 8월 분당(分黨) 사태를 겪은 대안신당과 평화당 지도부는 5개월만에 용산역 플랫폼에서 다시 만나 훈훈한 덕담을 나눴다.


익산역·광주송정역을 지나서 목포역까지 향하는 호남선 KTX 앞에서 마주친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대표를 수행하는 당직자들 사이에서도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며 덕담이 나왔다. 올해 총선 때 호남에서 민주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통합 분위기가 예열되는 모습이 완연했다.


이날 오전 나란히 용산역 회의실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호남 전력투구'를 선언한 대안신당·평화당 양당 대표의 입에서도 통합의 화두가 터져나왔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이날 용산역에서 가진 현장최고위원·국회의원연석회의에서 "대안신당이 제안한 설 이전 '원탁토론'은 성사되지 못했지만, 제3세력 중도개혁 진영 통합에 대한 공감대가 높아졌다"며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설 연휴 기간에도 여러 경로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엇보다 각 정치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설 연휴 기간이 결단을 위한 숙고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도 이날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22일) 권노갑 고문이 특별히 연락을 주셔서 평화당이 (통합에) 마음을 열어야 된다고 말씀했다"며 "우리는 '통큰 정치' 차원에서 원래 한솥밥을 먹던 식구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임재훈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에서 설 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임재훈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앞에서 설 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제3지대 통합'의 핵심 요소로 간주되는 바른미래당도 손학규 대표와 이동섭 원내대표권한대행, 채이배 정책위의장과 임재훈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 의원들이 이날 용산역에 나와 귀성 인사를 진행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설·추석 모두 경부선이 출발하는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전개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직전의 올해 설에는 용산역을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당 지도부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당 지도부 등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 명절을 맞아 귀성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와 관련, 영남의 민심이 문재인정권으로부터 이반한 상황에서 성과가 불분명한 '동진(東進) 전략'보다는 수도권·호남 선거를 좌우할 호남 출향민들의 민심을 우선적으로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용산역에서 호남 출신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 출마를 수락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도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용산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몹시 부족한 내가 어제 이해찬 대표로부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서울 종로 출마를 제안받았다"며 "제안을 엄숙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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