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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관광' 군불 떼는 당정, 대북제재 우회로 뚫나

  • [데일리안] 입력 2020.01.21 05:00
  • 수정 2020.01.21 06:06
  •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당정, 대북 개별관광 추진 의사 동시에 밝혀

개별관광 성사까진 넘어야 할 산 많아

철책 너머로 보이는 북한 땅(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철책 너머로 보이는 북한 땅(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기자회견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한 가운데 당정은 20일 대북 개별관광 추진 계획을 밝히며 대북제재 우회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북미대화 복원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복안이지만, 일각에선 '남북관계 과속'이 한반도 비핵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유럽·호주·중국 등에서 북한 개별관광이 가능한 점을 들어 대북 개별관광이 유엔 대북제재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개별관광이 △벌크 캐시(대량의 현금) 이전 △세컨더리 보이콧의 범위를 벗어난 만큼 우리 정부의 독자적 대북 개별관광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특히 이 당국자는 개별 관광객이 북한에서 쓰는 숙박비와 식비 등이 대북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해당 비용이 실비 수준에 불과해 벌크 캐시 이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통일부 당국자는 △기존 협력사업체(현대아산)를 통한 단체관광이 아니고 △비영리단체 또는 제3국 여행사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북측의 초청 의사를 확인 후 △우리 정부의 방북승인을 받는 '개별관광 3원칙'도 제시했다.


정부가 대북 개별관광 '총론'을 제시했다면, 같은 날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개성 당일 관광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며 '각론' 구체화에 나섰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개별관광 추진 등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남북 관계 돌파구 여는 심정으로 시민단체와 함께 개성 당일 관광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설 최고위원이 추진하는 개성 당일관광은 시민단체(비영리단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북측의 초청의사를 확인한 뒤 정부 승인을 받아 대북 관광에 나서는 방식으로 통일부의 개별관광 3원칙에 정확히 부합한다.


설 최고위원은 "개성은 (경기도 파주의) 도라산역에서 13km에 불과해 전국 어디서든지 KTX를 타고 도라산역까지 간 후 버스로 개성으로 이동해 고려 역사 유적을 탐방하고 돌아올 수 있는 거리"라며 "이미 (마련된) 출입경 제도와 철도 및 도로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개성 당일관광을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측 당국도 남북교류와 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선의를 믿고 하루속히 초청장을 보내주길 바란다"며 "2015년 남북 공동의 힘으로 고려 궁궐터인 만월대에서 금속활자를 발견했듯 개성 관광 재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동의 없이 개별관광 추진 어려워
북한이 미온적 태도 보일 가능성도


당정의 일치된 목소리에도 대북 개별관광 성사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미국의 확실한 동의 없이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는 상황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6일 외신 기자들과 만나 "제재 하에서도 관광이 허용된다"면서도 "여행을 할 때 가져가는 것들 중 일부(달러)는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 추후 미국 독자 제재 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촉발을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불거진 한미 간 불협화음은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의 방미로 수습되는 모양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7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 조치에 포괄적 지지의사를 밝힌 셈이지만, 대북 개별관광 이슈까지 미국이 동의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실제로 이 본부장은 "한미 간 협의가 이제 시작됐고 시간을 끌 수 있는 것도 아니다"는 입장을 밝혀 관련 논의의 불확실성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과 관련해 북한이 미온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한국이라는 지렛대를 외면하고 미국과 담판 지으려는 '통미봉남' 전략을 취할 경우, 개별관광 추진이 '짝사랑'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정부가 희망하고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남북의 직접적인 개별관광"이라면서도 "북한이 우리 국민에게 관광을 위한 비자를 내줄 지, 개별관광을 어디까지 허용할 지 등의 북한 반응이 필요하다. (북한 호응에 대해선) 판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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