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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펀드 쇼크' 역풍에도...4대 금융지주 순익 12조 육박


입력 2020.01.21 06:00 수정 2020.01.20 17:57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저금리·대출 규제·DLF 악재서도 줄줄이 실적 상승

신한금융 '리딩금융 ' 지키나…순익 3조7070억 전망

4대 금융지주 연도별 당기순이익 현황. ⓒ데일리안 4대 금융지주 연도별 당기순이익 현황. ⓒ데일리안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12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 제동이라는 금융 악재 파고 속에서도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11조6903억원으로 전년 대비(10조5200억원) 11% 증가했다. 금융사별로는 신한금융이 전년 (3조1567억원) 대비 17% 증가한 3조7074억원, KB금융이 8% 늘어난 3조3306억원, 하나금융은 2조5282억원으로 10%, 우리금융은 2조1245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5% 늘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2차례 금리인하를 실시해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내려가고, 새로운 예대율 규제에 서민 정책상품인 안심전환대출 취급 등에 따라 은행의 대출 감소 등이 전망됐지만 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세에 힘입어 전년을 넘어선 실적 잔치를 벌이게 됐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안심전환대출 규모는 당초 예상의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됐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 감소 폭도 총 대출의 0.3% 정도여서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의 경우 DLF 관련 손실을 4분기 중 인식할 예정이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감소가 예상되는데 이를 고려하고도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DLF 관련 소비자에게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따라 쌓아둘 충당금 규모는 400~7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 “지난해 3분기 하나금융은 400억원, 하나금융은 보수적으로 750억원을 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으로 보인다”며 “양사는 DLF 사태 여파로 9월부터 금융상품판매 위축되고 있어 비이자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4분기 하나금융이 2019년 말 기준으로는 8630억원으로 전년(1조120억원) 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우리금융은 1조9290억원으로 전년(1조9370억원) 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권의 호실적은 올해를 기점으로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저금리 여파에 올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된 상황이라 은행 부문의 수익성 악화 등이 예고되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만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연간 기준 7bp(1bp=0.01%)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라임펀드 사태에 따라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이익 축소가 예상되면서 고민을 깊게 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사마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확대하기 위한 인수합병(M&A) 작업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낸 신한금융의 경우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인수 등에 힘입어 꾸준히 실적이 상승 중이다. KB금융의 경우 신한금융을 추격하고자 다시 한번 비은행 부문의 M&A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2월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최대 소액대출 금융기관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올해 초 시장에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예비입찰에는 KB금융과 MBK파트너스, 한앤컴펀,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KB금융의 경우 자회사로 KB생명보험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자산 규모가 10조원대에 불과한 중소형 생명보험사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 자산 20조8132억원으로 업계 11위로 이를 인수해 비은행 부문의 덩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권의 이익은 다소 위축되겠으나 비은행 자회사와 해외 부문은 증익 예상된다"며 "보험과 신용카드는 최악을 지난 듯하고, 증권은 증자 등 자본력 강화, 은행과 협업 확대로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유진 기자 (rorisang@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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