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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께...


입력 2020.01.20 08:30 수정 2020.01.20 08:22        데스크 (desk@dailian.co.kr)

공관위원장 자리는 독배가 든 성배

국민들의 마음 다시 붙잡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를 만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를 만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워낙 정치 경험이 많으시니, 잘해나가시겠지만, 노파심에서 몇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펜을 들었습니다. 제가 겪은 과거의 조그마한 경험이 적어도 시행착오는 줄여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아마도 한국당의 공관위원장이라는 직은 위원장님께서 생각하고 상상하시는 자리보다 훨씬 중요하고, 어려운 자리인 것 같습니다. 보통 독배가 든 성배라고 하지요.


성공적으로 공관위원장직을 마무리하시기 위해선 몇 가지 유의하실 사항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중요해서 모두 다 ‘첫째’입니다. 새까만 후배의 오지랖이 ‘실례’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첫째, 황교안 당대표와 신뢰관계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황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 받으신 것은 정말 잘하셨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권을 줬으니 당신은 공천과 관련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마라는 식은 태도는 2016년에 경험했던 당대표와 공관위원장의 갈등을 재연 할 수가 있습니다. 당헌당규상 당대표와 최고위원회의 공식적이고 기계적인 역할은 존중하셔야 합니다.



첫째, 최고위원과 당직이 혁신 공천의 방패막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보통 공천시즌에 당지도부에 소속되어 있으면, 공천 받는 것은 당연시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시국입니다. 최고위원과 당직이 공천을 위한 보증수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후보자들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합니다.



첫째, 제대로 된 공관위원회를 구성하시기 바랍니다.

최소한으로라도 정치를 아는 공관위원을 선임하시기 바랍니다. 정치가 무엇이고, 공천이 무엇인지 모르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은 주위의 조언을 가장한 사심에 휘둘리기 쉽습니다. 보여주기식의 구성은 좋지 않습니다.



첫째, 비례대표 공천관리위원회를 빨리 구성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2016년의 경험에 의하면 비례대표 공관위를 너무 늦게 구성해서 촉박한 시간 때문에 제대로 된 심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청와대의 하명인사들, 공관위원장과 위원들의 내 사람 챙기기 경쟁이 벌어졌었습니다. 후보들에 대해 여유를 갖고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조기 출범을 건의 드립니다.



첫째, 보수대통합의 여지를 남겨두시기 바랍니다.

한국당이 먼저 공관위를 구성했기 때문에 보수대통합에 노력하고 있는 분들은 우리는 배제되는 것이 아닌가? 통합이 소용없는 것인가? 라는 불안감은 상당합니다. 공관위원이든, 공천배심원단이든 공식적인 조직에 그분들을 위한 활동공간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첫째, 찾아오는 사람들부터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벌써 위원장님의 전화는 불이 났을 것이고, 집과 사무실 앞에서 무작정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분들을 동원하여 만나려고 시도 할 겁니다. 위원장님을 돕고 있는 분들에게도 접근을 시도 할 겁니다. 현명하게 잘 물리치시기 바랍니다. ‘인연’을 만들려고 하는 후보자들부터 정리하시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첫째, 측근부터 멀리하고 당사무처를 믿으시기 바랍니다.

벌써부터 위원장님을 돕고 있는 측근들이 ‘누구를 만나고 있다’, ‘어떠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소문이 들립니다. 내밀한 심부름을 마음 놓고 시켜왔던 측근들을 멀리하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 일부터 하셔야 합니다. 당 사무처 직원들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셔도 됩니다. 그들은 박근혜정권 시절 이정현 당대표의 면전에서 ‘당대표 물러나라’고 시위를 할 만큼 정의롭고 능력 있는 사람들입니다.



첫째,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이라도 좋은 인재면 출마를 설득하시기 바랍니다.

불출마를 이미 선언한 분들 중에 정말 아까운 분들이 있습니다. 좋은 인재 발굴은 당 안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설득하고, 호소해서 그들의 마음을 다실 되돌려 놓으셨으면 합니다.



첫째, 건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피곤하면 판단력이 흐려집니다.

신체적인 피로는 정신적인 오판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막중한 책임을 맡으셔서 의욕과 사명감이 넘치실 겁니다. 그래도 앞으로 60여 일 동안 혼신의 힘을 다 쏟아 부으셔야 하는데 적절한 ‘조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이외에도 많은 세세한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싶지만 ‘더 잘 아실 것’이라 믿고 이만 그치겠습니다.


많은 국민들이 위원장님께 기대가 큽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싫지만 한국당은 아직 좋아 할 수 없는 분들 ▲대한민국이 잘 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 ▲한국당을 지지하면 박근혜·최순실 시대로 되돌아갈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분들 ▲조금만 잘해주고 실수(뻘 짓)하지 않으면 한국당을 지지하고 싶어 하는 분들


이러한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아 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김형오 위원장님의 어깨위에 놓여 있습니다.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글/장성철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정치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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