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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액 40억’ 8년 만에 거품 꺼진 FA 시장


입력 2020.01.15 00:10 수정 2020.01.15 17:1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오지환, 김선빈의 40억 원이 최고 계약 액수

2012년부터 이어진 FA 몸값 거품 완전히 꺼져

FA 최고액 경신 선수들. 심정수(왼쪽부터)-강민호-윤석민-박석민-이대호. ⓒ 연합뉴스 FA 최고액 경신 선수들. 심정수(왼쪽부터)-강민호-윤석민-박석민-이대호. ⓒ 연합뉴스

이번 FA 시장 ‘빅4’로 평가받았던 오지환(LG), 안치홍, 전준우(이상 롯데), 그리고 김선빈이 모두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며 사실상 대어급들의 계약은 마무리 됐다.


선수들의 계약 액수는 구단의 사정과 계약 타이밍, 가치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희비가 엇갈렸다는 평가다.


먼저 베테랑 불펜 투수 정우람이 한화에 잔류하며 4년 39억 원의 액수를 이끌어냈다. 그러자 구단 측에 계약 전반 사항을 일임했던 오지환이 옵션 없는 40억 원(4년)을 받아냈다.


오지환의 액수는 나머지 FA들의 기준점이 됐고, 큰 투자를 하지 않으려는 구단들의 사정과 맞물리며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그러자 롯데는 기습적으로 안치홍 영입전에 참전,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된 2+2년의 파격 조건을 내밀었고 과도한 플러스 인센티브까지 안기며 유니폼을 갈아입히는데 성공했다. 롯데는 기세를 몰아 내부 FA였던 전준우까지 34억 원에 잡으며 이번 FA 시장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안치홍을 빼앗긴 KIA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결국 김선빈마저 뺏길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초 제시액보다 높은 4년 40억 원을 내밀며 FA 시장의 패자로 남게 됐다.


빅4 FA들이 모두 계약을 마치면서 이번 FA 시장의 최고액은 오지환과 김선빈의 40억 원이 될 전망이다. 한 해 FA 시장에서 50억 이상의 액수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무려 8년 만이다. 그리고 이는 FA 몸값 거품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FA 제도 도입 후 매 시즌 최고액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FA 제도 도입 후 매 시즌 최고액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 도입된 KBO리그 FA 제도는 그해 삼성으로 이적한 이강철과 김동수가 나란히 3년 8억 원을 계약하면서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이듬해 홍현우와 김기태가 18억 원으로 처음으로 10억대를 돌파했고, 2002년 삼성으로 복귀한 양준혁이 27억 2000만 원으로 최고액을 경신했다.


세간을 깜짝 놀라게 한 계약은 역시나 2005년 삼성 심정수의 4년 60억 원 계약이다. 당시만 해도 천문학적인 액수라는 평가가 쏟아졌고 이 최고액은 2014년 강민호(4년 75억 원)가 경신할 때까지 무려 9년간 최고 액수 자리를 지켰다.


FA 거품의 시작은 2012년 넥센으로 복귀한 이택근의 4년 50억 원 계약이다. 이택근이 50억 원을 따내자 이듬해 FA 자격을 얻은 김주찬도 같은 액수를 받았고, 2014년부터 본격적인 ‘머니 게임’이 펼쳐졌다.


2015년에는 최정과 장원준, 윤성환 등 무려 3명이 8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따냈고, 뒤늦게 국내로 복귀한 윤석민이 4년 90억 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윤석민의 최고액은 1년 뒤 NC 박석민이 4년 96억 원으로 갈아치웠고, 다시 2017년 이대호(150억 원)과 최형우(100억 원)가 사상 첫 100억 대 계약으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몸값 거품이 진정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2018년에는 LG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은 김현수에게 115억 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양의지가 역대 2위인 125억 원에 NC행을 택했다.


선수들의 기량과 리그 규모에 걸맞지 않은 몸값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졌고, 지난해 관중 감소로 위기감이 돌기 시작하자 모든 구단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지갑을 닫기에 이르렀다. 결국 특급 FA가 나오지 않은 올 시즌 40억 원이 최고액 계약이 되면서 8년간 이어졌던 몸값 거품 현상도 완전히 꺼지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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