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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올해 '역성장' 미국 시장서 홀로 '정주행' 노린다


입력 2020.01.12 09:00 수정 2020.01.12 08:22        캘리포니아 파운틴밸리(미국) =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작년 美시장 생산·판매 감소 속에서도 현대·기아차 3년 만에 반등

올해 '신차, SUV, 제네시스' 삼각 편대 앞세워 판매·수익성 동시 제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 본사 로비에 전시된 미국 판매용 자동차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 본사 로비에 전시된 미국 판매용 자동차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침체 속에서도 판매를 늘리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동차가 올해도 ‘신차, SUV, 제네시스’ 삼각 편대를 앞세워 판매 확대는 물론 수익성까지 동시에 제고할 방침이다.


12일 현대자동차 미국판매법인(HMA)과 기아자동차 미국판매법인(KM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71만7대, 기아차는 61만533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각각 4.7% 및 4.4%의 성장을 기록했다. 양사의 미국 시장 총 판매는 4.6% 증가한 132만5345대였다.


지난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1.1% 감소한 1708만대에 그치는 등 미국 시장이 2년 연속 역성장을 보인 상태에서 현대·기아차는 3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2018년 7.5%에 수준이었던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7.7%까지 올랐다.

현대·기아차 2019년 미국 판매실적. ⓒ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 2019년 미국 판매실적. ⓒ현대·기아차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에 위치한 HMA 본사에서 만난 호세 무뇨스 HMA CEO는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지난해 시장 상황 악화에도 대세를 거스르며 성장을 이어갔다”면서 “그 배경은 제품 라인업 변화, 고객 서비스 향상 등 다양한 요인의 결과”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시장 침체 속에서도 현대·기아차가 3년 만에 실적 반등을 거두며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 SUV 모델의 공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시장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국내에 이어 미국 현지에서도 큰 돌풍을 일으키며 각종 현지 매체로부터 호평을 이어갔고, 지난해 3월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 기아자동차의 북미 전용 모델 텔루라이드 역시 판매 목표를 크게 뛰어넘는 호조세를 이어가며 전체 판매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이 두 모델의 선전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이자 SUV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이기에 더욱 더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올해 역시 미국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지 못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세를 거스르는’ 정주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MA)에 따르면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은 경제 성장세 둔화와 무력 충돌로 이어진 이란과의 갈등, 미해결 상태인 미중 무역분쟁, 대선 및 의회 선거를 앞두고 대두되는 정치적 불확실성, 기업 부채 등의 불안 요소들로 인해 전년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저성장 기조와 불확실성 속에서도 현대·기아차는 확고한 품질 경쟁력과 강화된 SUV 라인업을 필두로 다양한 신차를 투입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판매를 견고하게 이끌어온 중형 세단 모델들의 신차가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점도 호재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투입됐고, 올해 초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국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형 K5 역시 상반기 미국 시장에 투입될 예정이다. 볼륨 차종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라인업이 강화된 SUV 모델들과의 시너지를 통한 판매 극대화를 꾀한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품질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는 점도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선정하는 ‘2019 올해의 차’에 선정됐으며,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함께 자동차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공신력을 인정받는 ‘2020 북미 올해의 차(NACTOY)’ SUV 부문 최종 후보에 나란히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 판매에 돌입한 신형 쏘나타도 ‘2020 북미 올해의 차’ 승용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북미 지역에서의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19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1개 전체 브랜드 중 제네시스가 1위를 차지했고,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3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현대차그룹은 1~3위를 휩쓸었다.


이러한 우호적 요인들을 바탕으로 ▲권역별 책임경영체제 지속 ▲제품 및 딜러 경쟁력 향상 ▲제네시스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 ▲창의적인 마케팅 프로그램 지속 전개 등을 통해 올해 판매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 SUV 라인업의 대대적 강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이를 통한 판매 및 수익성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72만8000대(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포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세계 시장에 불러온 SUV 붐의 근원지는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전통적으로 미국인들의 SUV사랑은 각별하다. 2019년 미국 전체 판매가 1.2%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SUV, 픽업트럭 등을 포함한 RV 판매는 2.8%나 성장했다. 전체 비중 또한 2018년 69.1%에서 지난해 71.9%으로 증가했다.


현대·기아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경우 세단 모델이 8.0% 감소한 반면, RV 모델 판매는 20.1% 증가했고, 기아차의 경우에도 세단 모델은 6.7% 줄었지만 RV 모델이 20.0% 늘며 전체 판매를 이끌었다.


일반적으로 RV 차종은 같은 차급의 세단 모델 대비 대당 판매 단가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 결국 미국에서의 RV 공략은 수익성 향상과 판매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핵심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미국 내 주요 SUV 차종 판매실적. ⓒ오토모티브뉴스 현대·기아차 미국 내 주요 SUV 차종 판매실적. ⓒ오토모티브뉴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SUV 볼륨 모델의 후속 모델과 신차 라인업을 대거 보강하며, 상품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SUV 볼륨 모델인 투싼의 완전 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투싼은 미국 내 현대차의 최다 판매 SUV 모델로 5년여만에 혁신적인 디자인과 상품성을 갖추고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미국 시장에 투입된 소형 SUV 베뉴를 시작으로 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로 이어지는 풀 SUV 라인업을 완성하고 지속 성장하는 미국 시장의 RV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기아차도 세계 소형 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셀토스를 1분기 북미 시장에 투입한다. 셀토스는 기아자동차가 글로벌 SUV 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 차게 개발한 하이클래스 소형 SUV 모델로 북미시장에는 지난 2019 LA 오토쇼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바 있다.


북미 시장에 선보일 셀토스는 우수한 주행 성능과 높은 연비 효율을 자랑하는 1.6 터보 가솔린과 2.0 가솔린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 기아차는 볼륨 RV 모델들의 후속 모델 출시가 줄줄이 이어진다. 중형 SUV 쏘렌토가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며, 이어 카니발과 스포티지도 신형 모델도 연내 출시될 목표하고 있다.


2020년 기아차는 셀토스를 시작으로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 텔루라이드로 이어지는 5개의 풀 SUV 라인업을 구축하고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단 라인업도 계속해서 강화한다. 현대차는 올해 신형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도 출시할 예정이다.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엘란트라는 미국 내 현대차의 최다 판매 모델로, 지난해 말 투입된 신형 쏘나타와 신형 엘란트라를 통해 세단 판매 감소를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말 국내 시장에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신형 K5를 상반기 미국 시장에 선보인다. K5는 미국 시장에 기아자동차를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모델로서 쏘렌토, 텔루라이드와 함께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다.


현대차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엄선된 품질을 바탕으로 딜러망과 서비스망을 확충하는 한편, 기존 노후화된 모델들의 상품성을 강화하고 SUV 라인업을 추가해 2020년을 브랜드 성장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먼저, 지난해 연말부터 본격 판매에 돌입해 미국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G90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강화된 상품감을 바탕으로 최고급 세단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어 전세계적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모델 GV80을 올 여름 미국시장에 투입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또 올해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볼륨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 세단 G80의 신차도 연내 투입될 뿐만 아니라, 월 1000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G70의 부분 변경 모델도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출 예정이다.


다양한 제품을 바탕으로 제네시스는 효율적인 인센티브 제도 운영과 추가적인 판매 채널 확보 및 육성을 통해 판매의 체질을 개선하는 한편 다양한 북미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의 중장기 혁신 계획인 ‘2025 전략’에 부응해 HMA도 이때까지 1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제품 강화 ▲브랜드력 신장 ▲판매망의 현대화 ▲제품의 최적화와 지역화 ▲MECA(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시대의 준비 등 총 5개의 세부 목표를 설정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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