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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돌아왔지만...짙어지는 면세점 시장 '양극화'


입력 2020.01.07 16:11 수정 2020.01.07 16:16        김유연 기자

'빅3'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외형 성장

중견·중소 면세 수익성 악화…출혈경쟁·시장 환경 변화

'빅3'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외형 성장
중견·중소 면세 수익성 악화…출혈경쟁·시장 환경 변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화장품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데일리안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화장품 매장이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데일리안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면세업계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은 외형적인 성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중견·중소 면세점은 수익성 악화로 백기를 드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 외부의 환경 변화와 업체 간 출혈경쟁으로 매출이 늘어남에도 영업손실을 보는 '속빈 강정' 장사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7일 업계와 면세점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면세점 산업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2% 증가한 57억달러로 추산된다. 기존 따이공 수요에 지난해부터 개별 여행객 수요가 추가되면서 중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40%이상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을 방문한 유커(중국인 관광객)는 2016년 80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사드 사태로 인해 2017년 거의 반토막 수준인 417만명으로 급감했다.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객 제한 조치에도 이후 유커는 증가 추세로 전환하면서 2018년 479만명, 지난해 11월까지 551만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현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내엔 중국인 관광객 600만명 이상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대비 89% 증가한 52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시내면세점 매출이 지난해 대비 31%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시내점 경쟁 완화로 영업이익률이 8.6%까지 상승하면서 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공항점은 인천공항 T1 임대수수료 증가로 영업손실은 15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해외공항 역시 계절적 비수기와 홍콩 시위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8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면세점의 4분기 매출은 작년 대비 2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의 지난해 10월, 11월 외국인 매출은 2018년 같은 기간 대비 36.5%, 43.4% 증가해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중 두산이 반납한 동대문 두타타워의 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따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남에 이어 1년 만에 강북까지 진출하면서 2개 점포로 늘었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 강남점의 11월 일매출도 24억원으로 전월 대비 1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익 악화를 버티지 못하고 사업권을 포기한 업체들도 속출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특허 만료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은 2018년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조기 종료했다. 3년간 영업손실이 1000억원 넘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두산의 두타면세점 또한 3년 만에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477억원, 2017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3년간 적자가 모두 600억원 넘게 쌓였다. 2018년 간신히 10억원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중장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고 면세점 사업을 중단했다.

탑시티 면세점도 작년 12월31일 운영 1여년 만에 특허권을 반납하고 지난 3일 신촌점 영업을 종료했다.

앞으로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4년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13개까지 증가했다. 여기에 공항 입국장 면세점까지 생겨 면세점 사업이 출혈경쟁에 이르렀고, 대형 면세점들은 따이공을 끌어들이기 위해 송객수수료를 높이고 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특허를 내주며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면세점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따이공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수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자본력이 탄탄한 대기업을 빼고 사업을 접는 업체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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