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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많은데 공천 때문에"…黃 리더십 향한 불만 '부글부글'


입력 2020.01.01 06:00 수정 2020.01.01 08:27        송오미 기자

"목숨 걸고 막겠다"고 한 패스트트랙 법안 하나도 못 막아

지도부 책임론 확산…"대회 성적 안 좋으면 감독 경질"

공천 앞두고 있는 의원들, 불만 있어도 공개적으로 말 못해

공수처법 통과 바로 다음 날 시장 방문한 黃…"면피성" 지적

"목숨 걸고 막겠다"고 한 패스트트랙 법안 하나도 못 막아
지도부 책임론 확산…"대회 성적 안 좋으면 감독 경질"
공천 앞두고 있는 의원들, 불만 있어도 공개적으로 말 못해
공수처법 통과 바로 다음 날 시장 방문한 黃…"면피성" 지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또 다시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다.

예산안과 선거법 개정안에 이어 지난달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마저 더불어민주당과 군소 야당들 주도로 강행 처리되는 과정에서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속수무책 당했다는 지적이 당 안팎으로부터 잇따르고 있다.

황 대표는 그간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고 수없이 말하며 삭발·단식·로텐더홀 농성·장외집회 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법안도 막지 못했다.

당 지도부에선 "수적 열세 때문에 못 막았다"고 하지만,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여당과 협상을 해볼 수 있는 타이밍은 있었다. 그러나 황 대표의 '강경 투쟁' 의지가 워낙 강해 '협상론'은 힘을 받지 못했다.

다급해진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를 두고서도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3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으면 '감독'을 경질하는데, 우리당은 '지도부 총사퇴'가 아닌 '의원직 총사퇴'를 하겠다고 한다"며 "순서가 거꾸로됐다. 당 전략을 진두지휘한 지도부 사퇴 표명이 먼저"라고 비판했다. 의원직 총사퇴 결의는 황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의원직 총사퇴의 경우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국회 회기 중 의원직 사퇴서가 처리되려면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한다. 회기가 아닐 경우에는 국회의장이 의원직 사퇴를 허가할 수 있지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이 다수다.

공수처법이 통과된 바로 다음 날인 31일 황 대표의 재래시장 방문을 두고서도 "면피성 민생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 대표는 이날 "민심을 청취하겠다"며 서울 대림동 '우리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시장에 도착해 과일, 채소 등을 직접 구입하며 "시장과 민생을 살리러 왔다"고 말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 실패에 대한 후속 대책 마련을 강구하는 게 아니라 법안 저지 실패에 따른 책임론 비판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면피성 민생행보'로 밖에 안 보인다"고 일갈했다.

TK(대구·경북)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한 의원도 이날 통화에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갔으면 좋겠다"면서도 "황 대표에 대해서 할 말은 많은데, 공천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가 있겠나"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아마 다른 의원들도 이런 심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치는 결과 책임이다.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나 구성하라. 그래야 야당이 산다"고 쏘아붙였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삭발·단식·장외투쟁, 이 많은 분노와 저항의 수단으로도 장기판의 박카스 뚜껑(졸·卒)이 돼 버렸다"고 탄식했다.

한편, 한국당은 새해 첫 주말인 3일 서울 광화문에서 '국민과 함께, 문 정권 2대 독재악법, 3대 국정농단 심판 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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