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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알뜰하지 않은' 알뜰폰 5G 요금제


입력 2020.01.02 07:00 수정 2020.01.01 20:55        김은경 기자

이통사 선택약정할인 적용하면 알뜰폰 요금제보다 저렴

커버리지도 불완전한 5G 시장서 ‘경쟁력’ 찾기 어려워

이통사 선택약정할인 적용하면 알뜰폰 요금제보다 저렴
커버리지도 불완전한 5G 시장서 ‘경쟁력’ 찾기 어려워


알뜰폰 이미지.ⓒ방송통신위원회 알뜰폰 이미지.ⓒ방송통신위원회

알뜰폰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가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알뜰폰 이용자들이 5G 요금제를 필요로 할지 생각해보면 의문부호가 그려진다.

알뜰폰의 기본은 싼 통신료다. 최대 장점은 이용자들이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저렴한 요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멤버십 제도가 필요 없는 이용자에게 알맞은 서비스다. ‘계약’으로 수년간 한 이통사에 발이 묶이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실제 이용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알뜰폰을 선택한다. 초기에는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충분한 홍보가 되지 않은 바람에 알뜰폰을 ‘대포폰’이나 ‘다단계’ 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필요한 사용량만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가계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최근 나온 알뜰폰 5G 요금제를 살펴보면 이러한 이점과는 동떨어졌다. KT의 자회사 KT엠모바일이 내놓은 5G 알뜰폰 요금제를 보면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8GB(기가바이트·초과 시 1Mbps로 속도 제한)를 기본 제공한다.

기본료가 7만7000원인 요금제는 데이터 200GB(초과 시 10Mbps로 속도 제한)에 테더링용 데이터 20GB를 추가로 기본 제공한다. 여기에 연말까지 가입하면 각각 월 4만5100원, 6만27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일단 이통사의 기존 5G 요금제와 비교해도 별로 저렴하지 않다. 최근 5G 스마트폰에 대한 이통사 공시지원금이 축소되면서 25% ‘선택약정할인’을 받고 단말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적용하면 오히려 알뜰폰보다 이통사 요금제가 더 저렴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물론 앞으로 더 저렴한 알뜰폰 5G 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승인 조건으로 5G 도매대가를 기존 66% 수준으로 인하하도록 하면서 LG유플러스의 5만5000원짜리 5G 요금제는 3만6300원까지 도매대가가 내려간다. 경쟁 상황에 따라 SK텔레콤과 KT도 비슷한 요금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정부가 이통사에 ‘중·저가 5G 요금제’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향후 알뜰폰 5G 요금제가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요금 자체가 비슷하다면 소비자들은 굳이 알뜰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전국적으로 5G 커버리지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아 네트워크 품질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단순히 ‘알뜰폰도 5G 요금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는 목적으로 5G 요금제를 내놓기엔 알뜰폰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알뜰폰 시장마저 이통 3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업체들의 자구책 마련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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