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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총선, 국운 가른다] '제3당'은 대두할 수 있을까


입력 2019.12.30 05:00 수정 2019.12.30 05:16        정도원 기자

새보수·전진, 한국 압박하며 단호한 움직임

'제3지대' 주장 세력 움직임은 기대 못 미쳐

"바른미래당 상황 완결 나야 탄력 붙을 것"

새보수·전진, 한국 압박하며 단호한 움직임
'제3지대' 주장 세력 움직임은 기대 못 미쳐
"바른미래당 상황 완결 나야 탄력 붙을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인 이름표를 붙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마포구 당사에서 선거상황판에 당선인 이름표를 붙인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해 치러질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꾸릴만한 의미 있는 '제3당'이 대두할 수 있을까. 아니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양당 체제로 복귀·재편될까.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호남 중진의원들이 이뤄낸 38석 국민의당은 20년 만에 선거로 출현한 제3원내교섭단체였다.

그 전까지는 1996년 총선에서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끈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차지한 게 국민이 선거로 만들어준 마지막 제3원내교섭단체였다. 그 전의 1992년 총선에서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통일국민당이 31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 총선에서 자민련이 17석으로 주저앉으면서 양당 체제가 시작된 이래, 2004년·2008년·2012년까지 네 차례의 총선에서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전신 정당들만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의석을 얻는 긴 양당 체제가 이어져왔다.

과연 2020년 총선에서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제3당'이 등장할지, 아니면 양당 체제로 복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제3원내교섭단체의 등장 여부는 2022년 대선 구도와도 직결될만큼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현재 민주당과 한국당을 제외한 이른바 '제3지대'의 움직임은 복잡하다. 보수에 가까운 흐름으로는 새로운보수당과 전진 4.0 등이 있으며, 진보에 가까운 흐름으로는 바른미래당(당권파·호남계)과 대안신당·민주평화당,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존재한다.

새보수당과 전진 4.0 등은 한국당의 혁신을 전제로 보수대통합 내지 선거연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만 한국당이 내심 바라는 '그림'인 개별입당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들은 창당에 박차를 가하면서 '세력 대 세력'으로서 통합이나 선거 연대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새보수당은 27일 경남도당을 창당한데 이어 28일에는 대구시당을 창당하고 당의 '간판'인 유승민 의원이 직접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았다. 29일에는 서울·인천·경기와 부산에서 시·도당을 창당하며 중앙당 창당 요건을 갖췄다. 새보수당은 내달 5일 중앙당을 창당한다.

보수 계열 신당들, 통합·선거연대 배제 안해
'백기투항' 개별입당에는 단호히 선긋는 모습
시·도당 창당에는 '세력 대 세력' 교섭 염두


미래를 향한 전진 4.0 이언주 창당준비위원장과 박휘락 수석부위원장이 당기를 함께 흔들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미래를 향한 전진 4.0 이언주 창당준비위원장과 박휘락 수석부위원장이 당기를 함께 흔들고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전진 4.0은 원내 의석이 이언주 의원 단 1석밖에 없기 때문에 '바람'이 불지 않으면 탄력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당의 '얼굴'인 이 의원의 고향 부산에서 시·도당 창당의 첫 단추를 꿰었다.

이언주 의원은 28일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부산에서 태어났고 학교를 다녔다"며 "어린 시절 부두에서 컨테이너박스에 수출물품들이 실려 해외로 나가는 것을 보면서 자랐고, (변호사가 된 뒤에는) 부산의 르노삼성자동차에서 (법무팀장으로) 산업현장에서 부산 사람들의 땀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몸소 겪었다"고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보수 계열 신당들이 '큰집' 한국당을 거침없이 압박하며 단호한 움직임을 보이는 반면, 진보 계열 신당들의 지금까지의 움직임은 '실망스럽다'는 냉정한 평가가 많다.

손금주 의원의 민주당 개별 입당이 허용되자 무소속으로 머물며 상황을 주시하는 의원들이 많아진 게 방증이다. 총선 전후로 민주당 복당 가능성을 재고 있는 모양새다.

무소속으로 잔류하고 있는 한 의원은 공공연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평가받은 뒤,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민주당 탈당' 경력이 없는 또다른 의원은 복당이 아닌 입당은 심사기준이 낮은 점을 고려한 듯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타진하는데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다보니 중도·개혁·민생·실용을 내세웠던 '제3지대 통합정당' 구축 움직임이 와해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뿔뿔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각자도생을 시도하다가 각개격파 당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는 "국민의당이 지역에 실망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호남에서 정치적 경쟁을 가져오면서 예산과 인사에서 호남에 이익을 가져다줬다는 평가도 병존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제3지대 신당' 움직임을 응원하던 지역민들마저 최근의 지리멸렬한 움직임에는 넌더리를 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제3지대 신당' 움직임, 지지자 기대 못 미쳐
민주당 개별입당 노리는 각자셈법에 지리멸렬
'원탁회의' 공개 제안이 변곡점 될지 '관심'


최경환 대안신당 의원이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시당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꽃다발을 받고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경환 대안신당 의원이 2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시당 창당대회에서 시당위원장으로 추대된 뒤, 꽃다발을 받고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안신당이 29일 광주시당 창당대회를 가진 것은 이러한 '내리막길'에 브레이크를 걸고,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다. 그간의 움직임이 지지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을 냉정히 자인하고,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에서 다시금 '세몰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대안신당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추대된 최경환 의원은 "대안신당의 목표는 제3정치세력의 통합을 통한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다. 오늘 광주 창당대회는 제3정치세력 결집의 시작"이라며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주평화당, 무소속 세력들은 대안신당과 함께 제3세력 통합을 위한 원탁회의를 시작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중진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일단 그렇게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최 의원의 공개 제안에 관심을 보였다. 민주평화당 등 다른 단위에서도 '빅텐트'를 쳐서 민주당과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제3지대'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국민의 시선을 끌만한 '제3당'이 출현한지 여부를 가늠하려면 바른미래당의 해체가 완결 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은 외형상 28석으로 제3원내교섭단체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상은 이미 사분오열돼 완전히 붕괴된 상황"이라며 "질서 있게 해체되지 못하면서, 각자의 갈 길마저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당권파를 형성하고 있는 손학규계(이찬열 의원)·김한길계(김관영·임재훈 의원)가 있고, '제3지대'에 관심이 가장 높은 호남계(김동철·박주선·주승용 의원)가 별도 노선을 걷고 있다.

비당권파로는 새로운보수당(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과 안철수계(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가 있다. 평화당(박주현 의원)·대안신당(장정숙 의원)에 가 있는 의원도 있고, 당과 전혀 관계없이 무소속 의원처럼 움직이는 의원들도 있다.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국면이 정리돼야 '질서있는' 정계개편에 탄력이 붙는다는 설명이다. 대안신당 의원은 "기본적으로 바른미래당의 변화가 완결이 나야 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1월 5일 새보수당 중앙당의 창당은 보수 진영에도 하나의 변곡점이지만, 반대로 진보 계열 신당들에게도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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