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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예능스타, 유재석 백종원 송가인 떴다


입력 2019.12.28 08:20 수정 2019.12.28 08:07        하재근 문화평론가
ⓒ데일리안 ⓒ데일리안

유재석이 또 떴다. 지는 것 같았는데 안 지고 오히려 떴다. 관찰예능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비지상파 채널이 약진하면서 유재석의 시대도 끝나가는 것 같았다. ‘무한도전’ 종영이 상징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유재석은 tvN, JTBC, 넷플릭스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다른 유명 MC들에 비해 유재석은 새 플랫폼 도전에 소극적인 것 같았는데 올해 그 이미지가 사라졌다. 모든 시도가 다 성공한 건 아니었지만 '국민MC'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시청자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갔다.

특히 JTBC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그만의 친화력이 빛났다. 거리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인들과의 즉석 토크가 진솔한 인간미를 느끼게 했다. 이런 포맷은 자칫 ‘착한 예능’으로서의 의미만 있을 뿐 재미를 놓칠 수 있는데 유재석 조세호 원투펀치가 재미까지 잡아냈다. 다년간 토크쇼 사회로 단련된 소통 능력과, ‘무한도전’에서 일반 시민과의 만남과 야외 촬영으로 다져진 순발력이 힘을 발휘했다.

하반기엔 ‘놀면 뭐하니’ 뽕포유 특집의 유산슬이 초대박을 터뜨렸다. ‘놀면 뭐하니’는 마치 김태호 PD가 유재석 하나 믿고 시작한 프로그램 같은 느낌인데, 처음엔 일인 셀프 카메라 확장 콘셉트였다가 어느새 유재석의 도전 콘셉트로 바뀌었다. 드러머 도전이 대박을 치더니 뽕포유는 그야말로 초대박이다. 유산슬 뽕포유로 인해 젊은 세대가 트로트를 재발견하게 돼 트로트 부흥으로도 이어졌다. 역시 유재석이란 찬탄이 나왔다.

송가인도 초대박을 터뜨렸다. TV조선 ‘미스트롯’ 우승을 통해서다. TV조선은 ‘미스트롯’을 통해 지상파 방송사를 위협하는 신흥 방송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송가인은 그야말로 TV조선의 시청률 요정이었다. 송가인이 뜨면 곧바로 시청률이 올랐고 타방송사들을 위협했다. 너무 많이 나와 혹사 논란도 있었는데 어쨌든 TV조선 입장에선 구세주를 만난 셈이다.

송가인은 다른 방송사들에서도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시청률을 올려줬다. 과거엔 타방송사 오디션 우승자를 선뜻 섭외하지 않았었는데, 송가인은 모든 방송사가 그 앞에 줄을 설 정도였다. 올 추석에도 송가인이 방송가를 휩쓸었고 그녀가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어 가히 올 추석 명절의 주인공이 되었다.

사람들은 처음엔 송가인의 가창력에 반하고 더 잘 알게 된 후엔 그녀의 심성에 반했다. 오랜만에 나타난 정통 트로트라는 점도 그녀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서민의 딸이라는 점도 신드롬을 키웠다. 그야말로 올해 최고의 신인이다.

백종원 신드롬이 올해도 터졌다. 2018년이 정점일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올해도 백종원은 계속해서 화제의 주인공이었고 위상이 더 커졌다. ‘골목식당’에서 무개념 자영업자들을 잡는 포청천 암행어사로 호통치면서 시청자들을 후련하게 했다. 호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갱생의 길로 이끌어 감동도 줬다. 당대의 멘토 위상이다.

연말엔 포방터 돈가스집을 제주도로 이전시켜 주는 에피소드로 또 시청자들을 감동에 빠뜨렸다. 심지어 ‘골목식당’ 유사품이란 지적을 받았던 ‘맛남의 광장’까지 성공시켰다. 여기선 ‘거상 지인’ 인맥 찬스로 상품성 없는 지역 농산물의 판로를 열어줘 또 칭송을 받았다. 작년에도 올해도 SBS에선 백종원이 유일무이한 연예대상 0순위 후보다. 다만 백종원이 계속 고사하기 때문에 작년에 수상이 불발됐고 올해도 수상 여부는 미지수다.

그밖에, 장성규도 떴다. JTBC에서 뉴스를 진행할 땐 뭔가 적성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올해 퇴사하자마자 유튜브 ‘워크맨’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전현무의 뒤를 이을 대표적 아나테이너로 지목받으며 예능가 새로운 MC자원으로 자리잡았다.

박나래도 확실히 떴다. 여성주의 열풍과 함께 여성 예능인들의 영역이 확장됐는데 특히 박나래가 돋보였다. 전현무, 한혜진 하차로 위기에 빠진 ‘나 혼자 산다’의 중심을 잡아준 게 컸다. ‘구해줘 홈즈’라는 신작까지 성공시켜 MBC연예대상에서 유재석과 대상을 놓고 2강 구도를 형성할 정도가 됐다. KBS에서도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해, 성공여부와 별개로 진취적인 개그우먼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허재, 현주엽도 예능인으로 떴다. 강호동에서 서장훈, 안정환으로 이어지는 스포테이너 전성시대가 올해도 이어졌는데 그중에서도 허재가 ‘예능 신생아’로, 현주엽이 먹방 끝판왕으로 떴다. 소탈함과 범국민적 인지도, 우월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예능 속 운동선수 출신들의 영역이 확장된 한 해였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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