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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해운업계에 부는 ‘女風’


입력 2019.12.29 06:00 수정 2019.12.28 21:04        김희정 기자

현대상선, 첫 여성선장·기관장 배출

포스코, 제철소 첫 여성임원 임명

현대상선, 첫 여성선장·기관장 배출
포스코, 제철소 첫 여성임원 임명


전경옥 선장, 고해연 기관장 ⓒ현대상선 전경옥 선장, 고해연 기관장 ⓒ현대상선

대표적인 중후장대 산업인 철강·해운업계에 여성 리더가 잇달아 발탁되면서 '여풍(女風)'이 확산되고 있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철강·해운업에서 여성 리더의 선전은 남녀 구분 없이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는 시대와 기업 문화의 변화로 해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대한민국 해운업계 사상 최초로 국적선사 첫 여성 선장인 전경옥 선장과, 고해연 기관장을 지난 26일과 12일 각각 임명했다.

만 34세인 고 기관장은 2008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하고 같은해 현대상선에 ‘3등 기관사’로 입사했다. 현대상선에 입사한지 11년 9개월 만에 기관장으로 발탁된 고 기관장은 줄곧 컨테이너선만 타 온 전문 기관장이다.

만 38세로 승선경력 11년차인 전 선장은 2005년 2월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현대상선에 ‘3등 항해사’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2등 항해사, 2008년에는 1등 항해사로 승진했으며, 입사 후 벌크선 1년 근무 외에 계속 컨테이너선만 타온 전문가다.

선박에서 선장은 모든 승무원을 지휘·통솔하고,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적화물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다.

전 선장은 “10여년 전 상상하지 못했던 ‘여성’ 캡틴이 탄생했다는 사실, 그 출발이 현대상선이며 나 자신이라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대단한 영광이며 조직에게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여성이 해양대학교 금녀의 벽을 뚫고 입학한 지 거의 30년이 다 되가는 시점이라는 것이 좀 안타까울 뿐”이라며 “여전히 바다가 여성에게는 좁은 문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별로 기회 자체를 박탈하거나 차별하는 관행이 깨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희 포스코 상무 ⓒ포스코 김희 포스코 상무 ⓒ포스코

지난 20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포스코에서도 사상 최초로 제철소 현장 여성임원 탄생했다. 이는 포스코 뿐 아니라 현대제철·동국제강 등을 통틀어 우리나라 철강업계 최초다.

주인공은 김희 생산전략실 철강생산기획그룹장(상무)이다. 김 상무는 1967년생으로 홍익대 산업공학과와 연세대 경제대학원을 졸업했다. 1990년 포스코 대졸 여성 공채 1기로 입사한 김 상무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여성 첫 공장장을 역임한 바 있다.

포스코는 역시 철강업종 특성상 상대적으로 여성 임원이 드물다. 그러나 성과주의와 책임의식을 기반으로 ‘실질·실행·실리’ 중심의 혁신마인드를 갖춘 기업시민형 인재를 중용한다는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원칙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는 최영 홍보그룹장이 상무로 승진하며 포스코 사상 첫 여성 홍보임원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 그룹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입원급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편 역시 전통적인 남성 직장으로 분류되던 중공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4년 첫 여성임원인 박형윤 상무를 선임했고 2016년엔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이 이진철 상무보를 발탁했다.

1968년 서울에서 출생한 박 상무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했다. 이후 영업관리와 지원, 국제금융 업무를 거쳐 2001년부터 조선 영업 현장을 누벼왔다.

특히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영국 런던지점 주재원으로 근무해 조선업계 최초의 여성 해외 주재원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1971년생인 이 상무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하고 199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6년 현대일렉트릭 전력기기 해외영업부 상무보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첫 여성임원이기도 하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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