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안철수, 돌아올 이유 셋과 돌아오지 못할 이유 셋


입력 2019.12.26 03:00 수정 2019.12.26 05:16        이유림 기자

안철수 총선 전 복귀설 들끓지만…여전히 침묵

돌아올 혹은 돌아오지 못할 이유 사이에서 장고

안철수 총선 전 복귀설 들끓지만…여전히 침묵
돌아올 혹은 돌아오지 못할 이유 사이에서 장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환한 얼굴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환한 얼굴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복귀와 관련해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정계복귀를 한목소리로 촉구하고, 손학규 대표가 전권 위임의 뜻을 밝혔지만, 안 전 대표 본인은 여전히 침묵 중이다.

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의원이 "온다면 총선 전일 것"이라고 입장을 갈음하는 정도다. 안 전 대표는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 돌아와야 하는 이유와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를 각각 짚어봤다.

◆ 돌아올 이유 셋

① 원내 세력 확보
안 전 대표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에 밀려 3위를 한 뼈아픈 기록이 있다. 그가 정계복귀 한다면 대권 재도전을 염두에 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대선을 향한 길목에서 총선이 있다. 총선에서 원내 세력을 확보하는 것은 대선이라는 전투에서 총알을 확보하는 것과 비슷하다. 특히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국민의당 때 당선된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이라, 내년 원내 진입(지역구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총선을 건너뛰고 대선으로 직행하기가 더욱 쉽지 않은 셈이다.

② 잊혀지지 않으려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모두 낙선해 정치적 자산을 크게 잃은 안 전 대표는 자의반 타의반 휴식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당초 독일로 건너가 1년간 4차 산업혁명을 배운다는 계획이었는데, 해외체류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져 지금은 미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정치인들은 '잊혀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정치사 많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채 두 달 만에 돌아오는 이유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역할론이 나오는 지금이 복귀할 적기고, 더 길어지면 존재감이 사라질 것을 우려할 가능성이 있다.

③ 무르익는 여건
정치적 여건은 안 전 대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무르익고 있다. 문재인정권은 반환점을 지나면서 유재수 감찰무마, 청와대 하명수사 등 잇단 비리의혹에 직면했다. 앞서 '조국 사태'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를 자칭한 범여권 정당들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이 대안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상황도 아니다. 한국당의 강경투쟁 노선은 중도층과 거리가 있다. 양당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무당층으로 돌아서면서 이들의 표심을 누가 선점하는지가 내년 총선에서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극중주의를 내세웠던 안 전 대표가 반사이익을 볼 공간은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3위로 낙선한 뒤 굳은 얼굴로 차량에 탑승해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3위로 낙선한 뒤 굳은 얼굴로 차량에 탑승해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 셋

① 국민적 요구와 유리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안 전 대표가 복귀할 정치적 여건은 조성된듯 하지만, 국민적 요구와는 유리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안철수계 의원들, 전현직 지역위원장, 당직자들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그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가 아무리 크더라도 국민의 목소리라고 볼 수는 없다.

즉, 국민이 좀 더 간절히 그의 복귀를 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안 전 대표 역시 지방선거 패배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때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이 부르지 않으면 영원히 못 돌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② 돌아올 집이 없다
정계복귀를 굳혀도 돌아올 집(정당)이 마땅히 없다는 점도 고민이다. 국민의당의 후신인 바른미래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으로 풍비박산 났다. 손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전권을 주겠다고 하지만, 그마저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 뒤따른다.

민주당·한국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기성정당과 손잡을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지만, 위험부담이 크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성공의 발판이었던 호남의 반문(反文)정서도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③ 총선 이후 무주공산?
총선 이후 야권이 무주공산이 됐을 때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분오열된 야권이 총선에서 참패한다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 정동영 평화당 대표,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등이 모두 쓸려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는 대혼란에 빠진 야권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수 있다.

이는 2016년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분열로 야권이 총선에 패하면, 이후 만덕산에서 내려와 야권 봉합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했던 것과 유사하다. 하지만 당시 예상 밖으로 새누리당이 공천파동에 휩싸여 패했고, 총선을 건너뛴 손 대표는 지금까지도 원내 친위세력이 없어 고전 중이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