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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최민식 "허진호, 나와 석규 마음대로 놀게 해줘"


입력 2019.12.24 09:35 수정 2020.01.11 09:16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영화 '천문'서 세종과 장영실로 20년 만에 재회

세종과 장영실, 압도적 연기력으로 표현 감탄

배우 최민식이 영화 '천문'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민식이 영화 '천문'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모차르트와 살리에르처럼 서로 질투도 하지 않았을까요."


배우 최민식이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 속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에 대해 "왕과 신하지만 같은 꿈을 꾸는 벗이었다. 세종이 장영실을 그만큼 허물 없이 대해줬기에 때로는 의견대립도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천문'은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 분)과 장영실(최민식 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엄청난 신분 차이였지만, 같은 꿈을 꾸고 이를 실현해 나가면서 신분을 넘은 특별한 우정 관계를 만들었던 세종과 장영실. 영화에서는 둘의 처음 만남부터 세종 24년에 일어난 안여사건(임금이 타는 가마 안여(安與)가 부서지는 사건)으로 인해 장영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과정을 인물들의 세밀한 감정 묘사를 통해 그려낸다.


무엇보다 학창 시절부터 30년이 넘는 인연을 이어온 최민식, 한석규가 20년 만에 같은 작품에서 함께 열연하여, 세종과 장영실의 특별한 우정의 진정성에 힘을 싣는다.


최민식은 조선의 역사에서 사라진 천재 과학자 장영실 역을 맡아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최민식은 '천문'을 통해 절친 한석규와 20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은 '천문'을 통해 절친 한석규와 20년 만에 연기 호흡을 맞췄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처음 시나리오를 보니 빈 공간이 많았다는 최민식은 "영화가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나이든 장영실을 그리고 싶었다. 실제로 세종대왕보다 7살이 많았다"면서 "젊을 때부터 변화되는 감정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기의 주안점을 밝혔다.


무엇보다 허진호 감독에 대한 믿음이 보다 입체적인 장영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허진호 감독 또한 배우들이 작품을 해석하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줬다.


최민식은 "배우는 연출가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현할 때 아주 중요한 재료다. 그 배우의 속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허진호 감독은 최민식, 한석규라는 배우의 속성, 재질, 성향을 다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허진호 감독은 '배우들에게 잔소리 하기 보다는 니들끼리 마음대로 놀아봐라'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허진호 감독은 두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주면서 배역은 둘이 알아서 고르라고 했다.


최민식은 "석규가 먼저 '제가 세종 할게요' 하더라. 그래서 '예전에 했었는데 괜찮겠냐'고 했더니 '다르게 해보고 싶어요' 그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장영실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민식은 장영실을 통해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인생캐릭터를 선보였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최민식은 장영실을 통해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인생캐릭터를 선보였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천문'이 아니었어도 (한)석규랑 작품을 함께 했을 것"이라며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한석규와 같은 한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최민식과 한석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절친임에도 무려 영화 '쉬리' 이후 20년간 한 작품에서 만날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피한 것도 아니지만,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그렇다고 함께 할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올드보이'가 그랬다.


최민식은 "이미 다 나온 이야기이긴 한데 박찬욱 감독에게 (유)지태가 연기한 우진 역할에 석규를 추천했었다. 성사되지는 않았다"면서 "물론 지태도 좋았지만 석규와의 만남을 간절히 원했다. 한석규가 하는 우진이도 괜찮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만난 한석규를 "한결같은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석규는 20대 때나 50대 때나 한결 같다. 연예계에서 저렇게 변함없는 철학과 변함없는 자세, 변함없는 톤을 가진 배우를 거의 없다. 그런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말헀다.


최민식은 말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기파 배우다. 데뷔 후 '파이란' '올드보이' '악마를 보았다' '명량' 등에서 관중을 압도하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아왔다.


작품성과 흥행을 보장하는 배우 최민식은 한석규를 만나 다시 한 번 명품 배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두 국민배우가 만들어낼 시너지는 '천문'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천문'은 26일 개봉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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