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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긴장의 한반도…푸틴은 '불구경' 모드


입력 2019.12.20 14:31 수정 2019.12.20 15:24        이배운 기자

러시아, 공세주의적 대외정책…동유럽·중동서 미국과 충돌

美관심 분산될수록 세력확장 유리…北도발 적극 지지할 듯

러시아, 공세주의적 대외정책…동유럽·중동서 미국과 충돌
美관심 분산될수록 세력확장 유리…北도발 적극 지지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데일리안

북미 핵협상 난항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러시아가 전략적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의 관심이 북한에 분산된 틈을 노려 수월하게 지역 영향력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제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 하에 공세주의적인 대외정책을 펼쳐왔고 현재 중동·동유럽 등지에서 미국과 대치하고 있다.

이에 한병진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러시아가 '자신의 힘을 한곳으로 집중해 분산된 상대를 공격하면 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의 아전적분(我專敵分) 전략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미국의 관심이 북한에 쏠릴수록 동유럽·중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어질 수밖에 없다"며 "러시아는 이같은 효과를 노리고 북한의 도발적 행보를 적극 지지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기대에 부응하듯 북한은 내년에도 군사적 도발의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성과도출이 시급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해 핵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CNN

시리아·우크라이나 등 러시아의 군사력 투입이 불가피했던 나라들과 달리 북한은 독자적으로 미국과 맞설 수 있다는 점도 러시아의 셈법에 부합한다.

한병진 교수는 "경제적으로는 허약하지만 군사적으로는 강력한 북한 덕분에 러시아는 동북아 영향력을 헐값에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북한의 어떠한 선택도 러시아의 이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러시아는 올해 수차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했지만 당분간은 도발적 행보를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른다.

가뜩이나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고조된 상황에서 긴장감을 부채질하면 한국 정부가 러시아에 불리한 외교 군사적 노선을 취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내년에는 신동방정책·신북방정책 등 말잔치를 벌이기 민망할 정도로 동북아 정세가 얼어붙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국을 잃지 않으려는 러시아와, 군사적 긴장을 조절하려는 한국은 양자협력이라는 말의 성찬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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