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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파업 준비하는 사이…1000억 반납한 쌍용차 노조


입력 2019.12.20 11:29 수정 2019.12.20 12:56        박영국 기자

쌍용차, 인건비 절감에 유휴자산 매각 더해 미래 보장할 2500억 '실탄' 확보

쌍용차 노조, 회사 생존 위해 대승적 결단…다음주 직원 동의절차 진행

르노삼성 노조, 파업 카드로 '생존 마지노선' XM3 수출물량 확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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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노동조합과 생산 및 품질, 연구소 등 TFT 관계자들이 10월 28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킥오프 미팅을 갖고 있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노동조합과 생산 및 품질, 연구소 등 TFT 관계자들이 10월 28일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킥오프 미팅을 갖고 있다.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와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의 위기 돌파 대응 측면에서 극단적인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임금인상과 근무강도 완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쌍용차 노조는 회사의 생존과 미래 대비를 위한 자금 확보에 기여하겠다며 상여금, 성과급 반납과 연차 지급율 축소라는 결단을 내렸다.

20일 쌍용차에 따르면 사측과 노동조합은 지난 19일 발표한 고강도 경영 쇄신책에 대한 직원 동의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이미 사측과 합의한 쇄신책에 대해 대의원들을 상대로 설명을 마쳤고, 다음 주 중으로 사업장별로 전직원 대상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집행부는 물론, 대의원들까지 쇄신책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상태라 조합원들을 포함한 직원 동의를 구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발표한 쇄신책의 주요 내용은 ▲상여금 200% 반납 ▲PI 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연차 지급율 변경(150%→100%) 등이다.

앞서 쌍용차 노사는 지난 9월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명절 선물 지급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 등에 합의한 바 있으며, 이번 쇄신책까지 더해 인건비로만 연간 총 1000억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1500억원 가량을 추가 확보해 총 2500억원의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신차개발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가 이같은 적극적인 쇄신안을 내놓을 수 있었던 데는 노조의 협조가 절대적이었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9월 복지 축소에 합의한 이후에도 사측과 추가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해 왔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노조와 경영진이 회사 상황에 대해 계속해서 의견을 나누며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고민해 왔다”면서 “당장 수입이 줄어들고 복지가 축소되더라도 고용 안정을 위해 노사가 스스로 자구책을 내놔야만 대주주와 금융권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그동안의 협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는 회사는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면서 “이번 쇄신안을 통해 미래를 위한 투자금을 마련해 회사의 영속성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회사 생존을 위해 힘을 모으는 쌍용차 노조의 모습은 회사의 위기를 도외시한 채 강경 노선을 걷는 르노삼성 노조의 행보와 극명히 대비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타결에 실패한 2018년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놓고 올 상반기 내내 노조의 줄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6월 임단협 타결과 함께 ‘노사 상생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올해 임금협상(임협)을 놓고 또 다시 갈등을 겪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올해 임협에서 기본급 15만3335원(8.01%) 인상, 노조원 한정 매년 통상임금의 2% 추가 지급, 추가 인력 채용, 임금피크제 폐지, 일시금 및 격려금 400만원 등을 요구한 뒤,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6개월 만에 상생 선언을 뒤로하고 파업 카드를 내밀었다. 지난 10일 열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6%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하며 파업권을 확보했다.

르노삼성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종료되고, 당장 내년부터 신차 XM3 수출물량을 배정받지 않으면 부산공장의 정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내수 시장에서 연 8만대 판매가 최선인 르노삼성으로서는 최소 10만대 수준의 수출 물량을 확보해야 기존 연 20만대 생산체제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XM3 수출물량 배정이 사실상 생존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르노 본사로부터 XM3 수출물량을 배정받으려면 ‘경쟁력 있는 생산비용’과 ‘안정적인 공급’을 제시해야 하지만, 노조는 부산공장의 비용 경쟁력과 안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위로 ‘자해’에 나선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고용안정에 중점을 두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측과 머리를 맞대는 쌍용차 노조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르노삼성이나 한국GM 노조도 당장 눈앞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생존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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