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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or 호황?…사모펀드 멋잇감 된 프랜차이즈


입력 2019.12.18 06:00 수정 2019.12.18 16:35        김유연 기자

엑시트·프랜차이즈 성장 가능성에 주목

직원들과 불협화음·산업 존폐 위기 우려

엑시트·프랜차이즈 성장 가능성에 주목
직원들과 불협화음·산업 존폐 위기 우려


맘스터치 강남역점 외관.ⓒ맘스터치 맘스터치 강남역점 외관.ⓒ맘스터치

토종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사모펀드 주요 투자처로 부상했다. 국내 유명 프랜차이즈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단기간 투자로 고수익을 내는 게 최우선인 만큼 가맹점주와의 불협화음을 낼 수 있고, 경영전략 실패가 반복될 경우 산업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최근 해마로푸드서비스(맘스터치)의 최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이 갖고 있는 1910억원의 주식을 매입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공차코리아의 대주주 유니슨캐피탈이 미국계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에 공차코리아를 매각했다. 할리스커피는 지난 2013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인수됐고, 지난 4월에는 CJ푸드빌이 투섬플레이스를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사모펀드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IMM PE)도 2013년 약 450억원에 인수한 할리스커피 매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이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에 나서는 이유는 산업의 특성상 '엑시트(투자 자금 회수)'가 다른 업종에 비해 수월하기 때문이다.

대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제조업의 경우 투자 금액 대비 경영 정상화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나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수백억에서 수천억대로 인수가 가능하다. 사업구조도 단순해 구조조정 등으로 원료비나 인건비를 낮춰 기업 가치와 수익성을 단기간에 올리기 좋다.

공차의 경우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사례로 꼽힌다.

2014년 600억원에 공차 한국사업부를 인수한 유니슨캐피탈은 지난달에 미국계 사모펀드에 공차를 3500억원에 매각하면서 6배 가까운 시세 차익을 거뒀다.

공차와 같은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사모펀드의 잘못된 판단·경영 등으로 재무구조가 이전만 못 한 기업도 적지 않다.

모건스탠리PE가 놀부 인수 후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며 내놓은 브랜드만 공수간(분식), 놀부옛날통닭(치킨), 놀부맑은설렁탕담다(설렁탕), 놀부화덕족발(족발) 등 17개에 이른다. 그 결과 인수 직전 해인 2010년 80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적자로 전환했다.

카페베네는 2016년 외국계 사모펀드 합작법인 한류벤처스로 경영권을 넘겼으나 2016년 46억원, 2017년 28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카페베네는 2018년 1월부터 9개월 동안은 법정관리를 겪기도 했다. 카페베네는 법정관리 과정에서 메뉴 간소화, 점포 축소, 마케팅 축소 등의 조치를 통해 올해 들어 흑자로 돌아섰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도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3일 해마로푸드서비스 사원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산하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를 설립했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노조가 설립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직원들은 매각 과정에서 정현식 회장의 '최소한의 설명 및 해명'을 기대했으나,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을 모르는 사모펀드들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독점할수록 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만큼 단기간 내 수익을 내지 못하면 구조조정을 반복하게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인수·매각이 반복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지원과 가맹점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프랜차이즈 시장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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