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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임단협 안갯속…노조 생떼에 "진퇴양난"


입력 2019.12.16 15:06 수정 2019.12.16 15:15        조인영 기자

노조 "현대차 보다 더 달라" 요구

사측, "현대차 사실상 통상임금 반영"

기적용한 기아차 노조 무리한 요구 '눈살'

노조 "현대차 보다 더 달라" 요구
사측, "현대차 사실상 통상임금 반영"
기적용한 기아차 노조 무리한 요구 '눈살'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전경.ⓒ데일리안 경기도 광명시 기아차 소하리공장 전경.ⓒ데일리안

기아자동차의 임금·단체협상 타결이 무산되면서 노조와 사측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1차 잠정합의안이 "현대차만 못하다"는 평가에 신임 노조 집행부는 출범 이후 첫 단추를 꿰는데 실패했고 2차안을 제시해야 하는 회사측의 부담도 가중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가 도출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지난 13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노사는 조속한 시일 내 재교섭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날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아차 임단협이 현대차와 비슷한 수준에서 타결돼온만큼 이번 부결은 현대차 합의안에서 담고 있는 격려금(200만~600만원) 등이 1차 합의안에 빠진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여진다.

기아차의 잠정합의안엔 △기본급 4만원(호봉승급 포함) 인상 △성과 및 격려금 150%+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등이 담겼다.

9월 타결된 현대차 합의안은 △기본급 4만원 인상 △성과급 150% △일시금 300만원 △재래상품권 20만원을 비롯해 △미래임금 경쟁력 및 법적안정성확보 격려금 근속연수별로 200~600만원 △우리사주 15주 지급 등을 골자로 한다.

얼핏 비교하면 기아차 합의안이 현대차 수준에 미달하는 것 같지만 올해 최대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미지급분이 격려금 명목으로 현대차 임단협에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기아차 노조는 사실상 "현대차 보다 더 달라"고 억지를 부리는 셈이다.

앞서 통상임금 1·2심 소송에서 승소한 기아차 노조는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및 과거 통상임금 미지급금 지급 방안을 놓고 지난 3월 사측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재직중인 조합원들은 근속기간에 따라 적게는 400만원부터 많게는 800만원을 수령했다.

같은 내용의 소송을 현대차 노조는 1·2심 모두 패소했지만 기아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해줄 것을 사측에 요구했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가 승소한 기아차와 동일 조건을 적용할 수 없다고 사측은 반대했으나 결국 이번 임단협에서 그 보다 낮은 수준을 '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노조 합의를 이끌어냈다.

현대차의 '격려금'과 '우리사주'가 사실상 통상임금 미지급 소급분임을 감안해 제외하면 나머지 내용은 기아차 1차 합의안과 유사하다. 여기서 기아차 노조가 전후 사정을 무시하고 '격려금'을 추가로 요구할 경우, 현대차 노조는 다음 임단협에서 같은 맥락으로 임금을 더 달라고 주장할 공산이 크다. 각자의 기준을 앞세워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악순환만 반복되는 셈이다.

노조의 과도한 욕심으로 노조 신임 집행부와 사측 모두 '진퇴양난'에 빠졌다. 노조 집행부는 교섭 재개 2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부결에 부딪치면서 조합원들의 첫 신임을 얻는 데 실패했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16일 담화문을 내고 "부결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부결 심판은 더욱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라는 '조합원의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 안고 집행사업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측 역시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사측은 현대차 합의안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제시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노무 담당인 최준영 대표이사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노사가 조속히 2차 합의안을 마련해 갈등을 수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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