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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임단협 해넘긴다...최악 수주난에도 노조 "업계 최고대우 해달라"


입력 2019.12.11 11:10 수정 2019.12.11 14:05        조인영 기자

"올해, 최악 수주난 겪은 2016년 수준" 사측 호소에도 "노조 더 달라"

회사 제시안 대우조선·삼성重 보다 높아…연내 타결 무산될 듯

"올해, 최악 수주난 겪은 2016년 수준" 사측 호소에도 노조 "더 달라"
회사 제시안 대우조선·삼성重 보다 높아…연내 타결 무산될 듯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6월 14일 사측의 법인분할 주총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6월 14일 사측의 법인분할 주총을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현대중공업 노사가 2019년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마무리짓지 못한 채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측은 올해가 최악의 수주절벽을 겪었던 2016년과 다르지 않다며 노조의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노조는 동종업계 최고 수준을 요구하며 강경하게 나오는 상황이다.

'빅3' 중 유일하게 임단협을 매듭짓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12월에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4년 연속 임단협이 해를 넘기게 된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전날 울산 본사에서 34차 교섭을 열었다. 회사측은 이 자리에서 올해 5월 2일 상견례 이후 처음으로 임금안을 내놓았다.

제시안은 임금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약정임금 100%+150만원), 명절 귀향비(설/추석 각 50만원)·생일축하금(40만원), 의료비(10만원) 기본급 전환 등이다.

회사측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설명하며 더 늦기 전에 올해 협상을 매듭짓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월 말 기준 30척을 수주하며 연간 목표 대비 달성률이 5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남은 일감은 102척으로 최악의 수주난을 겪었던 2016년 96척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조합원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며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을 반려했다. 노조측은 "동종업계와 비교해 최저수준을 회사가 제시했다"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기엔 한참 못미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급 12만3526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 성과급 최소 250% 보장 등을 요구했다. 여기에 하청 요구안까지 제시했다. 요구안은 하청 근로자 임금 25% 인상, 정규직과 동일한 학자금·명절 귀향비·휴가비·성과급 지급, 정규직과 동일한 유급휴가·휴일 시행 등을 담고 있다.

노조는 회사안이 "동종업계 최저수준"이라고 설명했지만 다른 조선사들과 비교하면 결코 낮은 처우가 아니다. 호봉승급분을 포함한 기본급은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보다 높고 대우조선과는 315원 차이가 난다.

조선업계 2019년 임단협 교섭 현황ⓒ자료 각사, 데일리안 편집 조선업계 2019년 임단협 교섭 현황ⓒ자료 각사, 데일리안 편집

격려금의 경우 회사안대로라면 300만원을 훨씬 초과해 대우조선(280만원), 삼성중공업(250만원) 보다 많다. 그럼에도 노조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기엔 한참 못미친다"며 거부하고 있다.

2018년 현대중공업 임단협 합의안을 살펴보면 기본급은 2019년 회사 제시안과 동일하나 격려금은 100%+300만원으로 타결됐다. 올해 제시안이 이에 못미치는 만큼 노조는 최소한 작년 수준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최근 집행부 교체로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말 현대중공업 노조는 차기 지부장 선거를 치뤘다. 접전 끝에 강성 노선 후보가 선출되면서 현대중공업은 2013년 이후 4대 연속 강성 성향의 노조가 이끌게 됐다.

그간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수십 차례 파업을 벌여온 만큼 이번에도 기존 집행부의 기조를 답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경근 신임 지부장이 당선 직후 "모두 단결해 연내 임금협상을 타결하는데 최선을 다하자"고 밝힌 만큼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있다.

최근 노조 집행부를 새로 선출한 기아차의 경우 교섭 재개 2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어려운 경영환경과 자동차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가 불필요한 갈등을 거두고 임금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한 결과다.

현대중공업은 매주 화, 목 두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중이다. 35차 교섭은 12일에 열린다. 회사가 경영난을 호소한 만큼 노조가 과도한 요구를 접고 연내 타결에 집중할지 주목된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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