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헹가래 받은 박항서 감독, 커지는 부담...다음 과제는?


입력 2019.12.11 00:01 수정 2019.12.11 09: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인도네시아 완파하고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

절대적 지지 속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등 과제 남아

60년 묵은 베트남 축구의 한까지 풀어준 박항서 매직은 실로 대단했다. ⓒ 뉴시스 60년 묵은 베트남 축구의 한까지 풀어준 박항서 매직은 실로 대단했다. ⓒ 뉴시스

박항서 매직이 또 빛을 발하며 베트남에 60년 만의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선사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 축구대표팀(U-22)이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 동남아시안게임(SEA Game)’ 축구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3-0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반 39분 만에야 선제골이 터졌다. 프리킥 상황에서 박스로 들어와 공격에 가담한 186cm의 장신 수비수 도안 반 허우의 날카로운 헤더로 인도네시아 골문을 갈랐다. 인도네시아 압박에 밀려 답답했던 박항서 감독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급해진 인도네시아는 거칠게 베트남을 압박했지만 오히려 후반 14분과 28분 오히려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베트남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순간이다. 후반 33분 인도네시아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를 놓고 항의하던 박항서 감독은 주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베트남이 3-0 리드해 승패가 갈린 상황이라 큰 의미는 없었지만 베트남 원정 팬들은 “박항세오”를 연호했고, 선수들도 퇴장으로 떠나는 박항서 감독이 보낸 무언의 메시지를 새기고 침착하게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선수들은 금성홍기와 태극기를 두르고 퇴장으로 인해 벤치를 벗어났던 박항서 감독을 데려와 헹가래를 쳤다. 박항서 감독도 특유의 몸짓으로 기쁨을 표현하며 선수들 한 명 한 명을 모두 안아줬다. 박항서 감독 얼굴이 담긴 피켓을 들고 태극기를 흔든 베트남 관중들도 눈에 띄었다.

베트남 축구협회는 물론 정부 당국에서도 각별히 신경을 썼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항서 감독도 부담이 꽤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은 이번에도 해냈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2018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2019 AFC 아시안컵 8강 등 기념비적 성과를 올린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 연봉을 받으며 지난달 재계약한 박항서 감독은 “금메달을 가지고 하노이로 가겠다”는 약속마저 지켰다.

60년 묵은 베트남 축구의 한까지 풀어준 박항서 매직은 실로 대단했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묶인 끈끈한 결속력,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베트남 정신, 그리고 쌓아가는 성과를 통해 생겨난 자부심과 자신감은 모두 박항서 매직에서 비롯됐다.

굵직굵직한 미션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미래는 밝다. ⓒ 뉴시스 굵직굵직한 미션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미래는 밝다. ⓒ 뉴시스

베트남 국민들이 박항서 감독에게 보내는 애정과 신뢰는 매우 두텁다. 그만큼 부담도 커지고 있다. 스즈키컵 우승과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박항서 감독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매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놀라운 현상에 박항서 감독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부담만큼이나 차곡차곡 쌓이는 성과로 자신감 또한 더 붙고 있다.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도 이미 7부능선을 넘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A대표팀은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1위(승점11)를 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2위·승점 9), 태국(3위·승점 8)이 뒤를 바짝 쫓고 있지만 베트남이 내년 3월 말레이시아전만 잡으면 베트남 축구 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이번 우승으로 도쿄올림픽 진출에 대한 희망도 생겼다. 동남아시안게임에 출전한 U-22팀은 U-23으로 연령이 제한된 2020 도쿄올림픽을 대비한 팀이다. 이 멤버들은 내년 1월로 예정된 2020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본선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 3장이 걸려있다.

U-23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우승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면 올림픽 진출 전망 또한 밝다. 굵직굵직한 미션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미래도 그만큼 밝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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