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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모, 강용석과 여성, 한쪽은 초인적으로 뻔뻔하다


입력 2019.12.10 08:20 수정 2019.12.10 08:14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의 이슈분석> 상식적으로 보면 양쪽 다 신빙성 있어

<하재근의 이슈분석> 상식적으로 보면 양쪽 다 신빙성 있어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부딪힌다. 둘 중의 한 쪽은 정말 초인적으로 뻔뻔한 사건이다. 어느 쪽이 뻔뻔의 끝판왕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상식적으로 보면 양쪽 다 신빙성이 있다.

먼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경우, 손님에 대해 폭로하는 것이 유흥업계에선 금기사항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 나서서 문제제기하는 것을 보면, 게다가 주장의 내용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적어도 상식적인 견지에선 이 여성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강용석 변호사의 주장도 그렇다. 변호사가 증거라는 말을 함부로 쓰진 않을 거라는 게 상식이다. 강용석 변호사는 ‘여러 증거’가 있다고 확언했다. 이 사건을 거의 확정적으로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변호사쯤 되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함부로 할 리는 없기 때문에 신빙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건모 측도 신빙성이 있다. 본인이 성폭행을 했는데도 공연을 소화하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미운 우리 새끼’가 정상 방영됐는데, 제작진이 편집 여부를 고심하다 김건모에게 사실 확인을 했을 것이다. 김건모가 성폭행은 음해라고 확언했기 때문에 정상방송이 결정됐을 것이다. 성폭행했으면 이런 확언도 하기 힘들다. 게다가 피해를 당했다는 여성이 김건모의 배트맨 티셔츠를 문제 삼고 있는데, 이번에 방영된 ‘미운 우리 새끼’에 김건모가 바로 그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과거에 자신이 배트맨 티셔츠를 입고 성폭행한 게 맞는다면 도저히 이런 모습을 방송하도록 놔두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보면 김건모의 주장에도 신빙성이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엔 상식에서 벗어나는 사람들과 사건이 아주 많다. 이번 사건도 양측 가운데 어느 한 쪽은 상식에서 벗어날 정도로 뻔뻔한, 그야말로 철면피인 케이스다.

의혹만 있을 뿐 아직 확인된 것이 없는데도 사람들은 김건모를 비난하고 나섰다. ‘방송에 나와선 안 된다’, ‘사과를 해야 한다’, 이런 식의 비난이 나오는데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란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만약 무고라면 김건모는 피해자다. 이런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강용석 변호사의 주장에 이상한 점도 있다. 증거들이 있지만 공개하지 않겠다면서도 하나는 공개했는데, 바로 여성이 그린 업소의 내부 구조다. 그런데 이건 무의미하다. 업소와 상관없는 사람이 자신이 그 장소에 갔었다는 걸 증명할 땐 내부 구조 그림이 의미 있지만, 이번처럼 해당 업소 종업원이 업소 내부를 그린 것엔 특별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 걸 뭔가 의미심장한 정황인 것처럼 내세우는 모습을 보면 신뢰성이 흔들린다.

그 여성이 김건모의 성폭행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고 했는데, 사건 날짜를 특정하지 않는 점도 의아하다. 오래 전도 아닌 2016년 여름에 있었던 엄청난 사건의 시점을 잊어버리기도 힘들 텐데 말이다. 시점이 특정되면 김건모의 스케줄과 대조해서 뭔가가 확인 될 수도 있다. 강용석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스캔들에 대해 국민을 속였다는 의혹이 있었고, 최근 유튜브 방송 내용도 진위여부를 의심 받은 적이 있다. 워낙 진흙탕 싸움과 언론전에 능한 인물로도 알려졌다.

이런 점들이 있기 때문에 이 여성과 강용석 변호사의 주장을 말만 들은 상태에서 무조건 100% 신뢰하기도 조심스럽다. 그래서 김건모에게 돌을 던지는 건 시기상조다.

다만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해당 여성이 강용석 유튜브에 직접 출연한 데에 이어, 강 변호사가 추가 피해자까지 예고한 상태다. 또다른 여성이 강용석 변호사 측에 연락했다는 것이다. 강 변호사는 그 내용이 기존 폭로 건보다 더 충격적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렇게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연이어 나온다면 김건모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진다. 그러나 왜 피해자들이 강용석 변호사에게만 연락하는지 의아하고, 과거 여러 여성들이 성폭행 고소를 했어도 모두 무혐의로 종결된 사례도 있기 때문에 아직 속단은 금물이다.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건 둘 중의 한 쪽은 정말 최악의 철면피로 기억될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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